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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7일(月)
공론화에도 원칙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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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전국부 부장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문제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처럼 이전 정부에서 추진되던 정책 사안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급제동 걸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환경과 안보 문제를 바라보는 철학과 시각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되지만, 중요한 두 가지 국가적 과제에 완전히 다른 절차와 방식으로 접근하는 건 영 마뜩잖다. 사드 배치를 놓고 절차적 적법성을 문제 삼은 게 엊그제 일인데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일시중단 결정 과정은 마치 국회에서 ‘날치기’ 법안 통과시키는 것과 흡사했다. 앞으로 3개월 내에 공론화위원회에서 완전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향후 펼쳐질 갈등 상황을 예고하는 전주곡처럼 여겨진다.

공론화 과정은 중요하다. 공론화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이 모여 조율 과정을 거쳐 최선의 결정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따라서 공론화위원회의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전혀 딴판의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극적인 합의점을 찾아낼 수도, 갈등의 골을 깊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화제를 잠시 돌려 본다. 행정자치부는 규제개혁을 통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4년 11월 이후 그동안 8차례 지역순회 토론회를 열어왔다. 건축과 산업, 환경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분야의 불합리한 규제를 걷어내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적에서다. 그동안 지역 문제가 연관된 수많은 규제를 제거하는 성과를 냈지만, 행자부 규제 담당 공무원들이 꼽은 가장 극적인 사례가 바로 ‘내장산관광호텔’ 건이다.

내장산국립공원 내에 있는 내장산관광호텔은 지난 1981년에 준공돼 25년간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의 휴식처였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 부도로 경매로 나온 것을 이 지역 해동그룹이 2014년 12월 사들였다. 건물 매입 당시 노후 정도가 심해 폐허가 되다시피 한 상태여서 매입자는 해체와 신축을 결정했다. 경제성을 고려해 10층 규모의 관광호텔을 지으려 했지만, 계획관리지역 내에선 4층까지만 건축이 허용돼 있었다. 또 호텔 부지 일부가 보전산지로 지정돼 있어 사실상 호텔 신축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이에 행자부와 정읍시, 환경부, 산림청 관계자들이 2015년 7월 끝장 토론회를 열어 해결책을 찾아냈다.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산지관리법’이 아닌 ‘도시관리계획지침’을 적용하게 되면 관광휴양 개발진흥지구 지정에 의한 호텔 신축이 가능하므로 보전산지 해제 없이 활용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얻어낸 것이다. 현재 건립 추진 중인 호텔 덕분에 이 지역에선 200여 명의 일자리 창출과 800억 원 규모의 지역경제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굳이 이 사례를 끄집어낸 이유는 딴 데 있지 않다. 생각이 서로 다른 부처의 공무원들이 모여, 난해한 퍼즐처럼 보였던 지역의 난제를 공론화한 뒤, 창의적인 발상으로 슬기롭게 풀어낸 과정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드와 원전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찬반 논리와 의견이 팽팽히 맞선 이유는 국가의 안위와 장래가 걸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럴수록 정확한 근거와 법적 절차에 따라 공론화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yspark@
e-mail 박양수 기자 / 전국부 / 부장 박양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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