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인권 경고… 中 앞에선 우이독경

류샤오보 계기 비판 거세지자
환추스바오, 노골적 불쾌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가 “중국의 붕괴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모두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중국 내 인권운동가들과 서방을 향한 경고성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의 사망을 계기로 중국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된다.

환추스바오는 17일 사설에서 류샤오보를 비롯해 팡리즈(方勵之), 웨이징성(衛京生), 왕단(王丹) 등 민주화 및 인권 운동가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들은 모두 중국의 붕괴를 바라며 긴 시간 동안 인생을 허비했다. 그러나 역사는 언제나 성공에만 경의를 표하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무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감호 당국은 간암에 걸린 류샤오보를 성심성의껏 치료했고 유족들의 의사에 따라 유골을 바다에 뿌렸다”면서 “그의 큰형 류샤오광(劉曉光)은 당국의 노력에 감사까지 표했는데도 서방 언론들은 중국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퓰리처상 논평 부문 수상자인 브레트 스티븐스는 14일 ‘류샤오보와 중국의 쇠퇴’라는 제목의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중국이 양적 성장에만 파묻혀 정치개혁을 등한시한다고 비판했다. 스티븐스는 “나라의 최고 인물들을 음해하고, 감금한 국가는 절대 위대하게 될 수 없다. 류샤오보와 같은 사람이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나라는 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비난하면서 “후진적 정치 상황 때문에 중국은 더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샤오보의 유해는 숨진 지 이틀 만인 15일 화장돼 바다에 뿌려졌다. 류샤오보 시신을 화장하고 유골을 바다에 뿌린 것은 그의 무덤이 중국 반체제 인사들의 성지가 되고 향후 민주화 운동의 중요한 유적지가 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류샤(劉霞)가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해장(海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16일 류샤의 친척을 인용해 밝혔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베이징=박세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