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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분권 시대, 지방의회가 이끈다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7일(月)
106명이 40兆 심의에 1만7000명 업무 감사…‘1人 4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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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시급한 ‘정책보좌 인력 강화’

조례 제정 - 지역 민원 ‘슈퍼맨’
지방자치 26년째 문제로 지적

‘시의회서 인력 풀 선발’ 통해
개인비서 변질될 우려도 해소
국회 ‘정책보좌관 도입’ 발의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를 약속하면서 지방 분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문 대통령의 지방분권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실무팀인 지방분권 태스크포스(TF) ‘자치분권 전략 회의’가 출범했다. 중앙 권한의 지방 이전과 지방 재정 자립을 위한 재정 분권 추진, 주민참여 확대 등 진정한 지방 분권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개헌과 함께 지방 의회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방 의회의 인력 충원 등 전문성 강화와 재정·인사권 독립 등 지방 의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서울시의회의 사례를 중심으로 4회에 걸쳐 살펴본다.

서울시는 국방과 외교, 해양수산 분야를 제외한 업무가 중앙부처와 거의 같고, 연간 예산은 40조 원(기금 포함)에 이르며 시 공무원도 1만7000명에 달한다. 서울시 25개 구청까지 포함하면 18부·5처·17청·4실로 체제 개편을 추진 중인 중앙정부 규모와 큰 차이가 없다. 중앙정부는 국회라는 입법기관이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당하지만 서울시는 커다란 덩치에 걸맞은 견제와 감시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서울시의회의 정원은 106명이다. 시의원 1인당 평균 예산 심의액은 3000억 원 이상이다. 국회의원은 개인 보좌인력(9명)과 국회사무처,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의 지원을 받지만 시의원들은 ‘나홀로’ 시정 활동을 하고 있다.

◇보좌인력 사실상 전무=서울시의원은 예산 심의와 조례 제·개정, 지역 민원 해결 등 1인 3~4역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매년 11월에 있는 정기회 때는 국회의 국정감사 격인 행정사무 감사도 해야 한다. 상임위원회별로 감사를 하지만 혼자서 봐야 할 자료가 사전 두께의 책으로도 수십 권에 달한다. 한 상임위를 4년 동안 맡아도 직업 공무원을 상대하기 쉽지 않다. 물론 2년마다 한 번씩 상임위를 바꾸기는 하지만 갑자기 상임위가 변경되면 처음부터 다시 자료를 보고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상임위마다 수석전문위원, 전문위원, 입법조사관 등이 있지만, 시의원 106명을 보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1991년 시작해 26년이 된 서울시의회에는 아직도 전문보좌인력이 없어 시의원이 혼자서 1인 3~4역을 맡아서 하는 ‘슈퍼맨’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9대 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박래학 시의원은 14일 ‘진정한 지방분권, 지방의회법 제정 선행돼야’라는 제목의 자료를 냈다. 문재인 정부에 지방분권을 제대로 해 달라는 요구다. 박 시의원은 “지방의회 활동을 가로막는 지방자치법, 지방공기업법 등을 개정하고, 별도의 (가칭) 지방의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책보좌인력 도입을 요청했다. 박 시의원은 “서울시의 경우 매년 10%에 달하는 불용액과 잘못 집행된 사업 등을 현미경처럼 감시하려면 정책보좌인력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며 문 대통령 공약인 일자리 창출과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의원에 대한 정책보좌인력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법 개정과 제정을 하는 국회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하지만 아직도 지방의원은 ‘무보수 명예직 아니냐’ ‘지방의원에게 보좌인력을 줘 봐야 개인비서 역할만 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눈길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전문보좌인력 풀(pool)제 운영, 개인비서 역할 못 하게=서울시의원들도 이 같은 우려를 잘 알고 있다. 김현기 시의원은 “국회처럼 시의원 개인이 보좌인력 선발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시의회 공식 기관이 선발해 두면 시의원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맞는 인력을 데려다 쓰는 방식으로 해야 이 같은 우려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시의회가 공무원 6급 또는 7급의 정책보좌 전문인력 풀(pool)을 선발해 관리하자는 것이다. 시의회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지속해서 유지하면 시의원이 바뀌어도 ‘감시’라는 고유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의회는 정책지원인력 106명을 선발하면 36억(7급 상당)~45억 원(6급 상당)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낸 ‘서울시의회 정책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제도 개선 방안’의 보고서에는 서울시의회 정책 역량 확보를 저해하는 요인 가운데 의원 개인 보좌 부재(22.4%)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와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지난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책보좌관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기에다 문 대통령이 지방분권을 공약했기 때문에 어떤 형식이든 지방의회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초빙교수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서울시의원,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홍천군의원과 강원도의원 등을 한 뒤 국회에 들어와 맹활약하고 있다”며 “풀뿌리 민주주의가 잘돼야 국회의원도 되고 기초단체장, 광역단체장으로도 나아갈 수 있으니 기초를 튼튼히 다질 수 있는 지방의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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