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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그래도 희망이다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7일(月)
“올해까지 안 좋으면 골프 접기로 해 이 악물고 출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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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영이 16일 경남 사천 서경타니 골프장에서 열린 KLPGA투어 카이도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후 아버지 얘기를 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뉴시스
‘110顚 111起’ KLPGA 데뷔 5년 만에 우승한 박신영

프로데뷔 5년 만에 생애 첫 우승컵을 차지했다. 111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마침내 정상에 올랐기에 감격스러웠다.

박신영(23)은 16일 경남 사천 서경타니 골프장 백호·주작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카이도 여자오픈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품었다.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냈고 3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날려버리는 역전승을 거뒀다.

박신영이란 이름은 낯설다. 2013년 KLPGA투어에 입문해 5년 동안 110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톱10 진입도 네 번뿐이었던 무명. 정규투어에 올라와서도 시드를 지키지 못해 세 번이나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올해도 13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 통과는 절반이 조금 넘는 7번뿐이었다.

사실 박신영은 일찌감치 우승할 기회를 맞았지만 어이없는 실수로 고생길로 접어들었다. 2년 차였던 2014년 11월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최종 라운드 후반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14번 홀(파5) 그린에서 마크한 뒤 굴러 내려간 볼을 집어 드는 바람에 1벌타를 받아 보기에 그쳤고 그 여파로 흔들리면서 다음 홀에선 더블 보기를 범해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박신영은 당시 정지 상태라고 생각했지만 골프규칙에 따르면 인플레이 상황이었다. 마크했어도 집어 들기 전에 볼이 움직였다면 멈춘 자리에서 플레이해야 한다. 결국 박신영은 허윤경에게 우승을 내주고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끝 모를 부진이 이어졌다. 성적이 좋지 않자 프로 데뷔 후 2년 동안 후원하던 스폰서와의 재계약에 실패했고, 지난해 시즌 시작 직전부터 동아회원권에서 후원을 받고 있다.

박신영은 아버지 박선효(61) 씨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다. 피아노를 잘 쳤던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아 언니와 동생은 모두 음악을 전공했다. 둘째인 박신영도 중학생 때까지 골프와 바이올린, 피아노를 함께 익혔다. 아버지 박 씨는 개인사업을 정리하고 둘째 딸의 골프 뒷바라지에 ‘올인’했다. 4년 넘게 딸의 캐디를 도맡았다. 그리고 부녀는 올해 초 올 시즌까지 뚜렷한 성적을 얻지 못하면 골프를 그만두자고 의견을 모았다. 막다른 길로 접어들었기 때문일까, 박신영의 눈빛이 달라졌다. 스코어보다는 경기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개선점을 찾기 시작했고 마침내 우승과 인연을 맺게 됐다. 박신영은 “우승하기 전까지 대회마다 절체절명의 각오로 출전했었다”고 털어놨다.

박신영이 이 대회 직전까지 번 상금은 2886만 원. 투어 경비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위너스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2019년까지 시드 걱정 없이 투어를 누빌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우승 상금 1억 원을 받았고 후원사의 보너스도 예상된다. 상금 순위도 76위에서 21위로 껑충 뛰었다. 박신영은 “오버파만 치지 말자는 각오였다. 실감이 나질 않는다. 다시 시드전을 치르러 가지 않아도 된다니 기쁘다”고 밝혔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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