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 회담’ 등 逆제안 할 수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국무회의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경화 외교부,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조명균 통일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신창섭 기자 bluesky@

통일부 “거부·수정 모두 대비”

정부가 17일 북측에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동시 제안하면서 공을 넘겨받은 북한의 호응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의 반응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북한이 회담 형식이나 의제 등을 변경해 우리 측에 ‘수정 제안’ 또는 ‘역제안’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8일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19~20일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우리 측 회담 제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당국자는 “북측이 정부의 회담 제안을 분석, 평가하는 데 적어도 하루, 이틀은 소요된다”며 “북한의 호응, 거부, 수정 제안 등 모든 경우의 수를 놓고 후속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우리 정부의 회담 제의를 조건 없이 곧이곧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어떤 방식으로든 북측이 주도권을 쥐는 방향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우리 정부가 제안한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 등 개별 회담을 거부하고 ‘고위급회담’을 하자는 수정 제안을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리 정부가 제안한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은 각각 장성급, 사무총장급 실무자를 수석 대표로 해 개별 의제를 논의하는 구조인데, 고위급회담을 할 경우 장관급 대표가 참석해 큰 틀에서 서로의 신뢰를 확인하고 개별 의제에 대해서는 실무 회담을 추가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고위급 회담과 연계한 하향식 회담 방식을 주장할 수 있다”면서 “군사적 적대행위, 이산가족 상봉 의제를 포함해 다양한 의제를 한 테이블에 놓고 큰 틀에서 진의를 확인한 뒤 개별 실무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를 이뤄가는 방식을 역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군사당국회담이나 적십자회담에 대해 별도의 반응을 내놓으면서 한·미연합 훈련 중단 등 자신들이 원하는 의제를 나열해 역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회담 장소를 변경하거나 날짜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주도권을 쥐려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조바심을 유도하기 위해 북한이 ‘무반응’으로 일관할 가능성도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