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보수 토론회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의 여의도연구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 주최로 보수 가치 재정립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보수 가치 재정립 토론회
“洪, 측근들로만 당직 채워
대선 참패·탄핵 사태에도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없어”
“강경보수 재건하자는 주장
오히려 극우정당 만들 수도”
“당 대표는 측근들로만 당직을 채우고 당권 강화에만 집중한다. 과거엔 초재선 의원들이 정풍운동도 했는데 지금은 국회의원직을 즐기는 사람들만 있다. 국회의원인지 회사원인지 모르겠다는 푸념이 그래서 나온다.”
박형준(동아대 사회학과 교수) 전 국회 사무총장은 18일 국회에서 여의도연구원·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보수 가치 재정립 연속토론회’ 연사로 나서 인사말도 없이 곧바로 자유한국당의 환부를 짚었다. 그는 당선되자마자 자신의 측근들을 주요 당직에 앉힌 홍준표 대표를 조목조목 비판하더니 “대선·총선 참패, 탄핵 사태를 겪으면서도 누구 하나 정치적 책임을 지는 사람도 물으려는 사람도 없다. 과거엔 보수정당이 위기 때마다 혁신의 몸부림을 했는데 지금은 시늉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서면으로 축사만 보낸 채 개인 일정을 이유로 토론회에 불참했다.
박 전 총장은 우클릭, 대구·경북(TK) 사수에 주력하는 홍 대표의 방침에 대해서도 “좌파에 대한 분노를 동원자원으로 삼아 영남 헤게모니와 고령 세대 헤게모니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젊은 세대와 수도권에서 외면당하는 정당이 미래가 있나. 좌파 진보 정권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에만 의존하는 정당이 미래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도 “강경보수를 재건하자는 주장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패를 통해 이미 경험적으로 드러난 사실”이라며 “오히려 다당제 체제에서 한국당을 극우 정당으로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일제히 강경 보수보다 개혁적 중도보수주의로 당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성린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특훈교수는 과거 보수 40%·중도 30%·진보 30%로 이뤄졌던 이념집단의 분포가 최근 보수 30%·중도보수 20%·중도진보 20%·진보 30%로 변화했다고 지적하고 “우리나라 이념지형이 보수 우위에서 중도와 진보 우위로 변화한 만큼, 우리도 중도보수로 이동해야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 있고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총선 실패의 핵심 책임자들의 정계 은퇴 선언 또는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 △젊은 지도자 발굴 및 양성 △사이버 조직 강화 △우파정당 통합 △우파 전문가집단 및 풀뿌리 시민단체 부활과 적극적 협력을 당부했다. 양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가주의적 권위주의가 보수의 고유 가치인 자유주의까지 침해했다”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반으로 한 온정주의, 교조주의·권위주의·극우주의를 탈피한 실용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희·이은지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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