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뉴스 조작’에 목소리 커진 카타르

WP “해킹 오보로 단교 촉발”
카타르 “범인 색출”… 국면전환

아랍 4개국의 카타르 단교 사태를 촉발시킨 카타르 국영통신사 QNA 오보 사건에 아랍에미리트(UAE)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카타르 정부가 “범인을 법정에 세우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UAE가 해킹을 통해 카타르 단교 사태의 원인 중 하나인 ‘가짜뉴스’를 조작하고 카타르와 단교를 주도했다면서 국제 사회에서 수세에 몰렸던 카타르가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고 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타르 정부 대변인실은 이날 낸 성명에서 카타르 국영통신사의 ‘해킹 오보 사건’에 UAE가 개입했다는 미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를 거론하면서 “이 범죄 행위는 걸프협력회의(GCC), 아랍연맹, 이슬람협력기구(OIC), 유엔의 합의뿐 아니라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며 카타르 법정 또는 국제사법재판소에 범인을 세우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5월 23일 카타르의 국영통신사 사이트에 카타르 국왕인 셰이크 타밈이 이란을 ‘이슬람 강대국’으로 부르고 무장 정파 하마스와 헤즈볼라, 무슬림형제단을 두둔하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는 기사가 게재됐다. 카타르 정부는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해당 기사가 해킹으로 인한 가짜뉴스임을 알렸지만 카타르 정부의 항변에도 이 기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국영 언론사에서 반복적으로 전파를 탔다. 이후 UAE는 즉시 카타르 왕실 소유 위성채널 알자지라 방송을 포함해 모든 카타르 매체를 차단했고 사우디, UAE, 이집트, 바레인 등 아랍 4개국은 이 보도와 카타르의 테러단체 지원 등을 이유로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했다.

그러나 WP가 16일 미 정보당국을 인용해 “UAE가 지난 5월 말 카타르의 군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사니의 허위 연설을 실으려고 국영 언론사와 소셜 미디어를 해킹하는 데 개입했다”고 폭로하면서 국면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UAE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5월 23일 이 같은 계획과 실행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실제 UAE 정부 관계자가 해킹을 논의했다는 날 밤 해킹과 함께 ‘가짜뉴스’가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카타르 정부가 해킹 오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아랍국가들의 일방적인 단교·경제 봉쇄 조치로 수세에 몰렸던 국면을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