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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His Story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9일(水)
“월급 자진삭감 했는데 이제 출연료 나오니 아내에 面이 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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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만난 개그맨 겸 CEO 김대희는 건물 외벽에 걸린 소속 연예인들의 대형 사진을 보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김선규 기자 ufokim@
‘개콘’복귀한 CEO 개그맨 김대희

“반갑습니다. 김대희입니다.”

인사를 나누며 개그맨 겸 사업가 김대희는 자신과 후배들이 속한 소속사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의 명함을 먼저 건넸다. 물론 개인 연락처까지 고스란히 담긴 명함이었다. ‘연예인 김대희’가 아니라 ‘CEO 김대희’의 자세였다.직접 무대에 오르기보다 “후배들의 입장을 대변해 보겠다”며 카메라 앞을 떠난 지 어느덧 2년여. 그런 그가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로 복귀했다. 1999년 첫 방송 후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며 최대 위기를 맞은 ‘개콘’을 부활시키려는 제작진과 후배들이 내민 손을 잡은 김대희는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1999년 KBS 공채 14기로 방송가에 첫발을 디딘 그는 ‘개콘’과 동기동창이다. ‘개콘’ 부활을 위한 첨병으로 나선 이유다.


◇개그맨 김대희, “‘다시 해도 재미있겠다’는 댓글 하나가….”

김대희는 7월부터 ‘개콘’에 다시 투입됐다. ‘봉숭아학당’과 ‘대화가 필요해 1987’이 그의 몫이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대화가 필요해’를 부활시키자는 제작진의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이 많았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도 떠올랐지만 ‘잘해 보자’는 마음이 앞섰다. 진심은 통했다. 7%까지 하락하던 시청률은 그가 투입된 뒤 8%대로 반등했다. 아직 결과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끝을 모르던 하락세가 멈췄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2년 전에도 복귀 제안이 있었지만, 그때는 회사 설립 초기라 자리를 비우기 어려웠어요. 최근 ‘개콘’ 900회 특집에 출연한 후 무대에 대한 갈증이 생기던 찰나, 다시금 복귀 얘기가 나왔어요. 제가 감히 ‘개콘’을 부활시키기 위해 투입된 것이 아니라, ‘개콘’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은 거죠.”

900회 특집에서 ‘대화가 필요해’를 내보내자 ‘지금 다시 해도 재미있겠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섬싱 뉴(something new)’ 없이 돌아올 순 없었다. 대중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때 후배 개그맨 김준현이 지나가는 말처럼 아이디어 하나를 툭 던졌다. “(대희)형, 프리퀄 어때?” 그래서 시작된 게 김대희-신봉선 부부의 연애 시절을 다룬 ‘대화가 필요해 1987’이다.

“‘대화가 필요해’는 결혼 승낙을 받을 때 7번 퇴짜 맞고 8번째 허락해 주신 장인어른의 말투를 모티브 삼아서 만들었어요. ‘대화가 필요해 1987’도 어떤 계기가 필요했는데, 두 사람이 처음 소개팅을 하던 시점에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았죠. 다행히 첫 방송이 나간 후 ‘잘 돌아왔다’는 댓글을 보고 한시름 놨어요. ‘대화가 필요해’ 때 아들로 출연했던 개그맨 장동민이 또 다른 캐릭터도 합류하는 것도 구상 중이에요.”

‘개콘’은 출연진의 스케줄이 빡빡하기로 유명하다. 녹화일인 수요일 외에도 기획 회의, 대본 작업, 리허설 때문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 한다. 제작진은 CEO 김대희의 업무와 고참 김대희의 ‘짬밥’을 고려해 “3일만 투자하라”고 했으나 그는 시간만 나면 여의도로 향한다.

“1999년 ‘개콘’ 파일럿 방송 때부터 참여했어요. 제 인생과 함께한 프로그램이죠. 그러니 대충 할 수가 없죠. 그런 제 모습이 오히려 후배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까 봐 걱정됐어요. 그런데 후배들이 ‘형이 와줘서 든든해요’라고 말해 줘서 정말 고마웠죠. 각각 8년, 10년 만에 돌아와준 (강)유미, (신)봉선이가 곁에 있어서 저도 든든해요. 선후배를 떠나 ‘개콘’의 일원으로서 다시 황금기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CEO 김대희, “인재 발굴형 회사를 지향합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 사무실 벽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이 줄지어 걸려 있다. 설립 때부터 비정부기구(NGO) 플랜코리아와 손잡고 후원하고 있는 아이들이다.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웃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설립 취지에 맞게 소속 스타 모두가 홍보대사가 됐다.

“매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시간을 낼 수 있는 소속사 식구들이 모여서 봉사활동을 가요. 연예인들은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살아가는데, 그들을 기반으로 한 회사인 만큼 대중에게 받은 사랑을 널리 전파하고 되갚는다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동참하게 됐죠.”

처음에는 연예인 경영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도 많았다. 몇몇 실패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긍정’보다는 ‘부정’에 방점이 찍혔다. 하지만 2015년 초 설립 때와 비교해 회사의 외형은 3배 가까이로 성장했다. 소속 연예인이 42명이고 매니저를 포함한 직원 수는 30명이다.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고 이직률은 낮은 편이다. 나이 차를 떠나 직원들에게 존댓말을 쓰며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자는 김대희의 경영 철학이 빛을 발한 셈이다.

“저도 연예인이기 때문에 후배 연예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죠. 사장님이 아니라 형이나 인생 선배로서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반면 직원들에게는 연예인이기 전에 전문적인 CEO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죠. 저 역시 직원들에게 CEO로서 인정받아야 회사의 위신이 서니까요.”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는 공동 경영체제로 움직인다. 외국계 투자회사 출신인 이강희 회계사를 지난해 공동 대표로 영입했다. 김대희가 콘텐츠 제작 및 소속 아티스트 관리 등 실무적인 부분을 맡고, 이 대표는 재무를 비롯해 영업 및 신사업 전략 등을 담당한다.

“예능인을 중심으로 한 회사는 크게 ‘인재 영입형’과 ‘인재 발굴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는 후자예요. 두 사람 모두 이런 경영 철학이 일치하죠. 모든 것을 공유하되, 각자의 영역은 존중해요. 예능인을 중심으로 한 회사도 가수, 배우 중심 매니지먼트 못지않게 성장할 수 있다는 선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인간 김대희, “세 딸이 은근히 좋아하네요.”

‘개콘’에 복귀한 후 세 딸의 아빠인 김대희의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 12, 9, 7세인 딸들이 은근히 좋아한다. 주위에서 친구들이 “‘개콘’에서 너희 아빠 봤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사업가로서 월급을 받을 때보다 연예 활동으로 버는 두둑한 출연료를 아내에게 안길 수 있으니 가장으로서도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웃으며) 괜찮을 줄 알았는데, 주위에서 ‘요즘 왜 TV에 안 나오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되더군요. 개그에 전념할 때는 밤새우기 일쑤였는데 사업을 하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아빠가 일찍 집에 와서 좋아’라고 하던 딸들도 어느 순간 아빠가 다시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바라는 눈치였죠. ‘개콘’을 재개한 후 좋으면서도 괜히 싫은 척하는 딸들을 보면 뿌듯해요. 아내한테도 면이 좀 서요. 경영상의 이유로 재작년에 월급을 자진 삭감했을 때도 아내가 양해해 줬거든요. 생활비 걱정이 좀 준 거죠, 하하.”

김대희의 복귀 소식에 동네 주민들도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거주하는 남양주 아파트에 화재 사고가 발생하자 일일이 주민들에게 인터폰을 통해 대피하라고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같은 동 주민이 아파트 커뮤니티에 김대희 부부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글을 올렸고, 이 소식이 기사화되며 칭찬이 자자했다. 이 얘기를 꺼내자 김대희는 “민망해 죽겠다”고 손사래부터 쳤다.

“큰 화재가 아니었는데 제가 괜히 호들갑만 떤 것 같아요. 기사가 난 날도 갑자기 여기저기서 전화가 오고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제 이름이 올라와 ‘뭘 잘못했나’ 싶어 가슴이 철렁했죠. 똑같은 일을 해도 연예인은 더 크게 칭찬받는 것처럼, 잘못하면 더 호되게 혼이 나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죠. 그래서 그 기사가 난 후에는 아파트에서 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더 밝게 인사하게 됐어요.(웃음)”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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