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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9일(水)
삐거덕거리는 변신로봇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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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우리는 시각 혁명과 맞닥뜨렸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변신로봇에 심취해 유년기를 보냈던 남성들은 자동차가 순식간에 로봇으로 변하는 ‘트랜스포머’의 매력에 흠뻑 젖었습니다. 그해 ‘트랜스포머’는 738만 관객을 모으며 국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죠.

‘트랜스포머’의 역사는 어느덧 10년이 됐습니다. 이 영화는 2∼3년 주기로 속편이 소개됐죠.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2009년)은 750만 명, ‘트랜스포머3’(2011년)는 778만 관객을 동원하며 회가 거듭될수록 파괴력이 배가됐습니다.

하지만 권불십년이라 했던가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2014년)가 529만 명을 모으며 영향력이 줄더니 지난달 개봉된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고작 260만 관객만이 찾았습니다. 변신로봇에 열광하던 관객이 3분의 1 토막 난 거죠.

영화 마니아인 주변 사람들을 잡고 물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그걸 몰라요? 재미없으니까요.”

결국 답은 스토리였습니다. 착한 로봇인 ‘오토봇’과 나쁜 로봇인 ‘메가트론’이 싸운다는 지나치게 단순한 선악 구도에는 한계가 있었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현란하게 변신하는 로봇을 욱여넣으니 관객들은 “누가 우리 편인지 구분 못 하겠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런 지적을 뒤늦게 귀담아들었던 것일까요? 신작에는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의 각본을 썼던 시나리오 작가 12명이 투입됐습니다. 그 결과는, 과유불급이었죠. 영국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과 관련된 전설까지 끌어들이며 애면글면 심폐소생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큰 줄기는 잃고 곁가지만 무수한 모양새가 돼 버렸죠.

이와 비교되는 시리즈가 있습니다. 2008년 ‘아이언맨’으로 시작된 마블엔터테인먼트의 히어로 영화들이죠. 430만 관객으로 출발선을 끊은 아이언맨은 ‘아이언맨3’(2013년)가 900만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아이언맨 외에 캡틴아메리카, 헐크 등이 대거 등장한 ‘어벤져스’(2012년)는 707만 관객을 모았고, 2015년에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1049만 명)으로 1000만 고지를 넘어섰죠. 차별화된 전사(前史)를 가진 캐릭터를 유기적으로 묶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 불리는 공고한 세계관을 영화 속에 투영한 결과죠.

‘트랜스포머’의 몰락은 충무로에도 여러 가지를 시사합니다. 첫째는 탄탄한 스토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아무리 인기 높고 유명한 배우를 써도 소용이 없고, 둘째로 형(전편)만 한 아우(속편)를 내기 어려우며, 마지막으로 충무로에는 그나마 10년의 역사를 구축할 시리즈도, 히어로도 없다는 겁니다.

realyong@
e-mail 안진용 기자 / 문화부  안진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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