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국제박람회 참여… 제재 우회

지난달 윈난성 상품展 참가
7개업체 인삼·담배 등 전시
5월에도 푸젠성 무역회 참여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위해 최근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핵과 미사일 포기를 위해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국제 대북 제재 공조의 구멍이라는 지적이 강해지고 있다.

19일 코트라 청두(成都) 무역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6월 중순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7 남아시아·동아시아 국가 상품전 및 투자무역 상담회’에 7개 업체를 파견했다. 북한은 이번 박람회에서 7개 전시 공간을 확보, 각각 인삼과 웅담, 우황, 담배, 그림과 우표 등 식약품 및 공예품을 전시했다.

북한이 2600㎞나 떨어진 윈난성에서 열린 국제박람회에 참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북한은 또 5월 푸젠(福建)성에서 열린 ‘2017 양안 경제·무역 교역회’에도 참가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중국 산시(山西)성 시안(陝西)에서 열린 ‘2016 실크로드 박람회’에도 처음으로 참가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압박 국면에서 벗어나 숨통을 틔우려는 움직임을 중국이 도와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제재 이행 요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북·중 무역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대북 역할론’을 수차례 문제 삼기도 했다.

지난 13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대북 수출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25억5000만 달러(약 2조8900억 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출 규모는 29.1% 늘어난 16억7000만 달러, 수입 규모는 13.2% 줄어든 8억8000만 달러였다. 대북 수출액 증가로 중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원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