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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21일(金)
(1171) 57장 갑남을녀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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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수 대통령이 곧 시진핑 주석을 방문할 것입니다.”

TV 해설자의 목소리에 열기가 어렸다.

“방문 목적은 유라시아 연방국의 가입조건과 연방을 통치할 연방대통령 선출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의 깊게 들으면 소문을 전한 것인데 얼핏 듣는 시청자들은 서동수가 시진핑과 유라시아연방 대통령 문제를 상의할 것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김유미는 커피숍의 TV를 건성으로 봐서 바로 그렇게 들렸다.

오후 7시 10분, 김유미가 다시 시계를 보았을 때 커피숍 안으로 장기만이 들어섰다.

“어, 늦어서 미안.”

장기만은 김유미가 다니는 아성물산 수출부 대리, 훤칠한 키에 인상도 좋고 무엇보다 아버지가 사당동에 10층짜리 빌딩 소유주다. 장남인 장기만이 그중 절반만 상속을 받는다고 해도 100억 원. 그 사실은 전(全)회사 여직원들에게 알려져 있다.

“자, 오늘은 신촌으로 가서 놀다가 일산으로 가지.”

장기만이 호기 있게 말했다. 내일이 토요일, 오늘부터 2박 3일의 유흥이 시작되는 것이다. 장기만과 만난 지 두 달, 그동안 이성갑과 양다리를 걸쳤다가 지난주에 끝내고 홀가분해진 상태다. 그때 TV에서 다시 해설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서동수 대통령은 한랜드에서 먼저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 것 같습니다.”

또 ‘같습니다’다. 종편이 20개나 되는 바람에 어느 방송인지도 알 수 없고 해설자도 처음 보는 인간이다. 그때 김유미가 TV에서 시선을 떼었다. ‘한랜드’라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이다. ‘한랜드’, 이성갑은 한랜드 ‘여행’을 떠나 10일째 연락두절이다. 하긴 ‘이별’ 선언을 했으니 소심한 이성갑이 먼저 연락을 해올 인물이 아니다. 그럴 인물이라면 진즉 직장을 잡았거나 뭔가를 했겠지. 물에 물 탄 듯 희미한 인간.

“자, 가자.”

장기만이 말했을 때 김유미는 생각에서 깨어났다. 장기만은 잘 생겼다. 굵은 눈썹, 곧은 콧날, 입술이 좀 얇았지만 그것이 또 매력의 포인트다. 저 입술이 온몸을 핥아줄 때의 그 자극이란. 그러나 저 인간은 여자가 하나둘이 아니다. 회사에서 소문이 난 상대만 해도 세 명, 나도 곧 저놈이 만든 할렘의 섹스 파트너로 술좌석의 안줏감이 되겠지. 그때 김유미가 물었다.

“장 대리님, 날 뭐로 보세요?”

“응?”

엉덩이를 들썩였던 장기만이 눈동자의 초점을 잡았다.

“뭐로 보다니?”

“우리가 서로 즐기는 사이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왜 그래?”

“우리가 지금까지 세 번 잤죠?”

“어이, 김유미 씨.”

“첫 번째는 내가 술 마시고 취해서 들어갔고, 신촌 로터리의 루비호텔.”

“…….”

“308호실. 취했어도 기억나요.”

“…….”

“두 번째는 일산의 룩소르호텔, 512호.”

김유미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세 번째는 인사동 희빈모텔. 점점 급수가 낮아지더군요.”

“왜 이러는 거야?”

이제는 얼굴이 굳어진 장기만이 묻자 김유미가 힐끗 TV를 보았다. 해설자는 사라졌고 일기예보를 하는 중이다. 김유미가 다시 장기만을 보았다.

“나, 내일 회사에다 탄원서 쓰겠어요. 장기만이 유혹해서 세 번 잤다고. 그럼 아마 당신, 회사 다니기 힘들어지겠죠.”

직장 못 구한 이성갑 대신 복수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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