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교육 현장을 가다>“韓 민주시민교육 제도적 지원 필요”…정치권 공감

오늘 ‘정치교육 선결과제’ 토론
독립행정委·선거정치교육원 등
시민교육 추진주체 놓고 ‘異見’

한국에서도 스웨덴과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민주시민교육 체제처럼 정부 재정지원이 뒷받침되는 시민교육 체제를 구축하려는 모색이 이어져 왔다. 20일에도 국회에서 ‘민주정치교육의 제도화와 사회적 합의를 위한 선결과제’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토론회에서 민주시민교육지원법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그동안 여야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민주시민교육 관련 법안을 일별하고, 그 장단점에 대해 토론했다. 민주시민교육 관련 입법발의는 지난 19대 국회에서부터 이뤄졌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던 이언주(현 국민의당)·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황영철(자유한국당)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나, 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남 의원은 20대 국회 들어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북유럽 3국 사례처럼 민주시민교육을 주관하는 기관과 정부의 지원 방식을 규정하는 법률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들이다.

다만 민주시민교육의 추진 주체 등을 놓고는 정치권과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과거 이언주안은 민주시민교육 추진 주체로 독립행정위원회를 설정했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이지만 이 같은 기구를 만들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인순안은 행정자치부 소속으로 민주시민교육위원회를 두는 방안을 담고 있다. 집행력이 높아지겠지만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황영철안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정치교육원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독립적 헌법기관인 선관위가 나설 경우 상대적으로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기존 선거연수원의 민주시민교육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의 선관위 인력과 재정 수준으로는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두철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대 국회 임기가 많이 남은 가운데 새 정부가 출범했고, ‘촛불 혁명’을 통해 시민민주주의 열기도 뜨겁게 표출된 점 등을 감안하면 지금이야말로 민주시민교육지원법을 마련하고 관련 기관을 설립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며 “이를 위해 정부 기관과 관련 단체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