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동차 글로벌1위 야심… 상반기만 6조원 해외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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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제조·부품분야 M&A 8건
작년 전체 건수 9건에 육박

당국 자금유출 강력 규제속
자동차 제외… 비상한 관심
WSJ “아직 위협적수준 아냐”

중국이 해외 자동차 관련 회사들을 야금야금 사들이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금융당국은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르게 덩치를 키운 안방(安邦)보험그룹,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 등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해외 자금 유출을 막고 있는데 자동차, 화학 등 일부 전략 산업 분야 해외 자산 매입은 독려하는 ‘이중 행보’를 전개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기업들은 자동차 제조·부품 분야에서 8건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전체 건수(9건)에 육박한다. 투자한 금액만 55억 달러(약 6조1800억 원)가 넘는다. 가장 공격적으로 해외 투자에 나선 기업은 지리(吉利)자동차다. 지난 5월 말레이시아 국영 자동차회사 프로톤 지분 49%와 영국 스포츠카 제조업체 로터스를 사들였다. 지리차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만드는 미국 신생 벤처기업 테라푸지아와 최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2010년 미국 포드자동차로부터 스웨덴 볼보를 15억 달러(약 1조6900억 원)에 인수했다. 2015년 볼보를 앞세워 미국 공장에서 자체 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자동차 에어백 제조회사 일본 다카타(高田)는 15억9000만 달러(약 1조7900억 원)에 중국 닝보조이슨(寧波均勝) 전자에 넘어갔다. 닝보전자는 지난해 미국 에어백 제조회사 키세이프티시스템도 손에 넣었다. 중국 정보기술(IT)기업 텐센트는 지난 3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지분 5%를 샀다.

국유기업 켐차이나(中國化工)는 2015년 이탈리아 피렐리를 78억6000만 달러(약 8조83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해외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해외 M&A를 강력하게 규제했다. 지난달부터 안방보험그룹, 다롄완다그룹, 푸싱(復星)그룹, 하이난항공(HNA)그룹, 로소네리그룹 등 해외에서 활발하게 M&A를 한 5개 기업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은 여기서 예외다. 닝보전자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자동차 산업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정부 지원 없이 외국 업체를 인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 던 오토모티브의 마이클 던 회장은 “중국의 목표는 당연히 글로벌 자동차 분야 1위”라며 “마치 바둑처럼 전략적 자산을 하나둘 사들여 적을 에워싸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자동차 산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관측도 있다. WSJ의 로빈 주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 자동차 부품업체 대부분은 글로벌 경쟁력이 뒤처진다”며 “이른 시일 안에 독일 보쉬나 일본 덴소 같은 기업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