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보존 ‘제방 축조안’ 또 부결

문화재위 “환경 훼손 우려”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면서 훼손이 가속화 하는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을 위해 제시됐던 ‘생태제방안’이 문화재위원회의 거부로 무산됐다. 2003년부터 본격 시작된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책 마련이 15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21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는 전날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어 울산시가 제안한 ‘반구대 암각화 생태제방 축조안’을 최종 부결 처리했다. 이 안은 반구대 암각화와 30m 떨어진 부분부터 길이 357m, 높이 65m의 제방을 쌓아 암각화를 보호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재위원회는 “생태제방의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역사문화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이 있으며, 공사 과정에서 암각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부결했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책 논의는 2003년 울산시가 서울대에 연구용역을 의뢰하면서 본격 시작됐으며, 그동안 반구대 암각화 보존책으로 사연댐 수위 조절, 수로 변경, 차수벽 설치 등이 거론됐으나, 어떤 안도 채택되지 못했다. 이후 2013년 문화재청이 ‘가변형 임시 물막이’(카이네틱 댐) 설치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지난해 7월 최종 실패했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