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평창 단일팀 이어 軍事회담 제안도 ‘수모’당한 文정부

정부가 지난 17일 군사(軍事) 당국 회담을 21일 열자고 북한에 제안했으나, 당일 오전이 지나도록 공식 답변이 없다. 확성기 방송 중단을 얻어내기 위해 응할지 모른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20일 노동신문 정세 논평을 통해 “그 무슨 관계 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추후 북한으로부터 수정 제안 등이 올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북한의 대남 전술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 정부 의도가 무엇이든 악용 당하게 된다.

북한 의도는 세 가지다. 첫째, 한국을 무시하고 미국을 대상으로 핵 군축과 주한미군 철수 등 평화협상을 하겠다는 통미봉남(通美封南) 및 한·미 이간책이다. 둘째, 문재인 정부를 안달하게 만들어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몸값 불리기다. 대화에 연연하는 것은 대화 성사를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된다. 더욱이 북한은 문 대통령의 미국·독일 방문을 “친미·보수세력의 장단에 놀아나는 반역적 망동”으로 규정했다. 셋째, 대북 공조를 허물려 한다. 이미 군사회담 제안에 미국 일본이 따가운 눈길을 보내면서 3국 안보 공조와 신뢰에 큰 구멍이 뚫렸다. 2주 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더 우려된다.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지난 3일 문 대통령의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제안에 “좋게 말하면 천진난만, 나쁘게 말하면 절망적”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조롱과 수모를 당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 정세와 남북관계를 직시하기 바란다. 지금은 압박과 제재를 강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