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 정치토론 허용”… 찬반 논란 클듯

- 서울교육청 ‘학생인권종합계획’ 초안 공개… 10월 발표

학생대표 운영위 참석 보장
선거연령 인하 法개정 추진
교육계 “교실 갈등만 유발”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10월쯤 발표예정인 ‘학생 인권종합계획’에 ‘선거연령 인하’ ‘수업 중 정치 토론’ 등을 과제에 포함해 찬반논란이 예상된다. 보수 성향의 교육단체들은 “교실이 정치장화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오는 26일 전교조를 만날 예정이어서 당분간 정치적 이슈가 교육계의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본청에서 학생·학부모·교원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고 학생인권종합계획(2018∼2020) 초안을 공개했다. 이 계획은 ‘서울특별시 학생 인권조례’에 따라 교육감이 3년 단위로 수립하는 서울 학생 인권정책의 청사진이다. 학생 인권 확인·보장, 교육구성원 인권역량 강화, 인권존중 학교문화 조성, 인권행정 시스템 활성화 등 4가지 정책목표와 24가지 세부 추진 과제로 구성됐다.

과제에는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대표 참석을 보장하는 등 학생들의 참정권 강화방안이 포함됐다. 교육청은 선거연령은 만 18세, 교육감 선거는 만 16세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수업 시간에도 정치적 이슈에 관한 토론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충분히 합의되지 않는 정치적 이슈에 관한 토론은 교사 간, 학생 간 갈등만 유발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장애·성 소수자·다문화·근로·빈곤학생 등이 어떤 차별을 받는지 실태조사 및 연구를 진행하고, 차별예방을 위한 가이드북 제작 계획이 포함된 것을 놓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서울 강남구의 한 학부모는 “지난 대선에서 성 소수자 정책을 놓고 후보자들끼리도 의견이 엇갈렸는데 교육청까지 나서서 성 소수자 차별 예방 가이드북을 만드는 것은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선 교사들은 획일적 머리카락 규제로 학생들이 불이익 받는 것을 막고 사생활이 존중되도록 ‘용모에 대한 생활지도 가이드라인’과 ‘전자기기 사용과 소지품 압수·검사 가이드라인’이 포함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경기 부천시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 인권보호라는 명목으로 교사의 학생 지도권을 이전보다 더 박탈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또 상·벌점제 문제점을 공유하는 한편, 연구용역을 통해 학생들이 학급규칙(헌장)을 직접 만드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