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치유재단이사장 辭意… 위안부 합의 뒤집기 수순?

- 韓日 외교갈등 비화 가능성

피해자 지원사업 진행 어려울듯
文정부 ‘재협상 필요성’ 시사

지난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의 후속 조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김태현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재단 해체 후 한·일 합의 재협상 수순으로 가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정부 당시 이뤄진 이번 한·일 합의에 회의적인 시각을 여러 번 내놓은 바 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지난 합의 과정을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김 이사장 사의에 따른 후폭풍이 일 전망이다. 자칫 한·일 외교 문제로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24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지난 19일 재단 이사회에 사의를 표명했고 재단은 김 이사장을 사직 처리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이 사직하면 조희용(62)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장이 이사장 직무대리를 맡게 된다. 이로써 재단은 한·일 합의에 따른 피해자 지원 사업을 추가로 벌이기가 어렵게 됐다. 우선 올 초에 이사 2명이 사임한 데 이어 김 이사장까지 물러나기로 하면서 추진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의 의견이 고려되지 않은 잘못된 합의”라며 “화해·치유재단 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위안부 합의에 문제를 제기하고 재협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일 양국은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추가로 법적 책임을 지거나 공식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재단은 이사회가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해 여가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해산할 수 있다. 물론 재단 해체 문제는 재단이나 여가부가 단독으로는 할 수 없고 외교부와도 논의해야 한다. 10억 엔이라는 돈을 낸 일본과도 논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만큼 외교적으로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