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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25일(火)
흔들리는 경제부총리의 去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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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동 경제산업부 차장

‘흙수저 고졸 신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가 많은 사람이다. 그는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내고, 덕수상고 재학 시절이던 열일곱 살에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부양하기 위해 한국신탁은행에 취직했다. 그 뒤 8년간 주경야독하며 야간인 국제대(현 서경대)를 다녔고, 스물다섯 살이던 1982년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급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그를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 발탁한 것도 그의 흙수저 고졸 신화가 문재인 정부와 ‘코드’가 잘 맞는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난 6월 15일 경제부총리에 취임한 그가 40여 일 만에 흔들리고 있다. 역대 정부에서 경제 총괄 부처인 기재부 수장에게 부총리직을 얹어준 이유는 다른 부처를 통솔할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정부 부처는 속성상 업무를 확장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정부 부처가 제약 없이 세출(歲出)을 늘리면, 나라 곳간은 몇 년 안 가 파탄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세출과 세입(歲入)을 관리하는 기재부 장관에게 부총리 직함을 더해준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 보기 드문 경제 관료 출신인 김 부총리는 지금 대선 캠프 출신, 개혁파, 실세 정치인 등에게 완전히 포위돼 있다. 정치인 출신 실세 장관이라는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은 지난 20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김 부총리 면전에서 “새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증세(增稅)가 불가피하다”며 “소득세율 조정 등 증세 문제에 대해 정직하게 얘기하고 국민 토론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과세표준 2000억 원을 넘는 초(超)대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율(현행 22%)을 25%로 인상하자”며 “소득 재분배를 위한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안으로 현행 40%인 5억 원 초과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로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른 부처 장관과 여당 대표가 사실상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 상황에서 경제부총리가 설 자리를 찾기는 힘들다. 김 부총리의 거취(去就)가 문제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 ‘결정타’는 대통령에게서 직접 나왔다. 문 대통령은 21일 국가재정전략회의 마무리 발언을 하면서 증세 논의와 관련, “이제 확정해야 할 시기”라며 “증세를 하더라도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까지 “법인세 등의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고 누차 말해온 김 부총리는 졸지에 ‘허언(虛言)이나 하는 사람’으로 전락했다.

김 부총리의 장래는 그와 대통령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동안 경제부총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오래 자리를 지킨 경우는 없었다. 우리나라처럼 제왕적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경제부총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키는 대통령이 쥐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금, 경제부총리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인지, 며칠 더 자리만 지키다가 하차(下車)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
haedong@munhwa.com
e-mail 조해동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조해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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