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위 쿠슈너 “러 접촉했지만 내통은 없었다”

- 러시아 게이트 청문회 출석

증언 앞두고 4차례 만남은 인정
“자금의존 없었고 시간만 낭비
대선後 대사이름도 기억 안나”

트럼프 “클린턴은 놔두고…
워싱턴은 시궁창” 불만 표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이자 정권 실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24일 “러시아 정부와 공모하지 않았다”면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인 ‘러시아게이트’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규정한 뒤 “워싱턴은 오물(swamp)이 아니라 시궁창(sewer)”이라면서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쿠슈너 고문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앞서 배포한 11쪽짜리 성명에서 지난해 러시아 측 인사들과의 4차례 접촉 사실은 인정했지만 “러시아 측과 공모하지 않았으며, 캠프 인사 누구도 어떤 외국 정부와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쿠슈너 고문은 “나는 부적절한 접촉들을 하지 않았다”면서 “민간 분야에서 기업활동을 하면서도 러시아 자금에 의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쿠슈너 고문은 공모 의혹을 받은 상황에서 국가 기밀정보 취급은 위험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내 SF-86 양식(비밀취급인가)의 신청에 관해서는 공개를 요구받은 것을 넘어 전적으로 투명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쿠슈너 고문은 △지난해 4월 세르게이 키슬랴크 당시 주미 러시아 대사 면담 △지난해 6월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 면담 △지난해 12월 키슬랴크 대사 재면담 △지난해 12월 러시아 국영은행장 면담 내용 등을 조목조목 언급하면서 “대선 다음날 러시아 대사 이름도 기억할 수 없었고, 러시아 변호사와의 면담은 시간 낭비였다”고 말했다. 쿠슈너 고문은 청문회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은 메시지를 가지고 더욱 영리하게 캠페인을 펼쳤기 때문에 승리했으며, 이와 다른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투표한 국민들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워싱턴의 기존 정치 세력에 대해서 “오물이 아니라 시궁창이다. 누가 생각하든 생각한 그 이상이며, 그 시작은 가짜 뉴스”라면서 “의회 상임위와 수사관, 사면초가에 몰린 법무장관은 거짓말쟁이 힐러리(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의 범죄와 러시아 관계는 왜 조사하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한편 미 일간 USA투데이와 아이미디어에틱스가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찬반이 42% 대 42%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미국 내 성인 1330명을 대상으로 17∼19일(표본오차 ±2.8%포인트)에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됐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