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갔더니… ‘국산’ 속인 모범·향토음식점

곰탕·떡갈비·숯불고기에 ‘가짜 한우’

전남도, 허위 표시 집중단속
유명횟집선 “국산낙지” 속여

외지 관광객들도 믿고 찾는 자치단체 지정 모범음식점과 향토음식 특화거리 내 음식점 중 일부가 외국산 낙지, 쇠고기 등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도 특별사법경찰팀은 중국산 활낙지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음식점 5곳을 적발해 해당 업주를 형사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적발된 음식점은 모두 유명한 횟집과 낙지전문점으로 순천 2곳, 여수·광양·나주 1곳씩이다. 이 가운데 여수 Y·순천 D 등 해당 시로부터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된 식당 2곳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도가 낙지자원 보존을 위해 설정한 금어기(6월 21일~7월 20일)에 국내산 낙지 확보가 여의치 않자 중국산 활낙지를 한 마리당 3000~4500원에 사들인 뒤 메뉴판이나 수족관에 국내산이라고 거짓 표시해 판매하다 덜미를 잡혔다. 도는 이들이 식당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원산지를 둔갑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산 활낙지는 한 마리당 9000~1만1000원에 거래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도 지난 5월 22일부터 6월 9일까지 지역(향토)음식 특화거리 내 음식점에 대한 원산지표시 위반 행위를 기획 단속한 결과, 원산지를 허위표시한 업소 12곳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호주산 또는 미국산 쇠고기 등을 한우로 거짓 표시한 전남 나주와 광주의 나주곰탕 전문점 5곳, 전남 담양과 광주의 떡갈비 전문점 2곳, 전남 광양의 숯불고기 전문점 2곳이 포함돼 있다. 나주의 한 곰탕 전문점은 호주산 쇠고기 1142㎏을 한우와 섞은 뒤 곰탕 재료로 사용해 3만3805인분(3억2600만 원 상당)을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관원 관계자는 “향토음식 특화거리의 신인도가 높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로 죄질이 나쁘다”며 “휴가철을 맞아 관광지 주변 식당들의 원산지 허위표시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무안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