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졸음운전 사고 등 막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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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의 차선 유지 지원시스템(LKAS)은 차량이 카메라로 동선을 감시하다 주행 중 차선을 이탈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운전자에게 위험을 경고하고 조향을 제어한다. 아래는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차가 직접 도로를 달리는 장면. 현대모비스 제공

추돌 위험때 경고 보내거나 긴급제동… 측면 충돌도 방지
종착역은 ‘완전 자율주행’… 사고 책임소재·해킹 등 과제

지난 9일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대형차의 전방 추돌 경고장치(FCWS) 장착 의무화 방침을 밝혔고, 몇몇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들은 해당 장치의 의무 탑재 법안을 상정하거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2020년까지 전 차량에 ADAS를 탑재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교통사고 감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는 업체도 현대기아자동차, 아우디 같은 자동차회사부터 구글·애플 같은 인공지능 및 정보기술(IT) 개발회사, 우버 같은 신흥 교통서비스 업체, 엔비디아 같은 디스플레이 업체까지 다양하다.

◇교통사고 방지, 어떤 기능들이 있나=졸음운전과 관련해 ADAS에서 가장 관심이 뜨거워진 기술은 FCWS다. 전방에 충돌 위험이 발생했을 때 소리를 내 운전자에게 경고해 주는 기능이다. 현대자동차가 전 차량 탑재를 발표한 자동 긴급제동(FCA) 시스템은 이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기술이다. 충돌 경고가 나와도 운전자가 멈추지 않을 경우, 차량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어 충돌을 예방하거나 속도를 낮춘다. 지난 4월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FCA를 장착한 차량의 추돌사고는 일반 차량과 비교해 25.2% 정도 적었다.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FCWS를 넘어 차선 유지 지원시스템(LKAS)까지 의무 장착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측면 충돌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기술로는 차선 이탈 경보시스템(LDWS)이 있다.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할 경우 경고등·경고음 등을 통해 이탈을 미리 방지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보다 진일보한 LKAS가 나왔다. 전면 유리에 장착된 카메라로 앞 차선을 인식해 스스로 올바른 방향으로 차를 조향하게 한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장치는 전방 차량과의 거리가 가까워질 경우 이를 레이더로 감지해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는 기술로 차간 거리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여기에, 앞 차량이 감지되지 않을 경우 운전자가 지정한 속도로 일정하게 달릴 수 있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장치까지 등장했다. 운전자가 졸기 쉬운 교통 정체 때 운전 편의성이 극대화되는 게 ASCC의 장점이다. 그 외 어드밴스드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ASPAS)은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주차·출차 가능 공간을 탐색한 후 자동으로 스티어링휠을 제어해 주차를 보조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평행 주차만 가능하던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SPAS)을 발전시켜 다양한 상황에서 주차를 도와준다.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BSD)에서 진일보한 후측방 충돌 회피 지원시스템(SBSD)은 차선 변경 중 백미러로 잘 보이지 않는 후측방 시야 사각지대의 차량으로부터 추돌 위험 상황이 감지되면 변경하려는 차선의 반대편 바퀴만 제동시켜 기존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스스로 제어해 사고를 방지한다.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의 최종 목표는 ‘완전 자율주행’=ADAS의 최종 단계는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운행·주차할 수 있는 소위 ‘완전 자율주행’이다. 자동차의 자율주행은 기본적으로 센서를 통해 상황을 인식하고 전자제어장치(ECU) 등에서 상황에 대한 정보를 파악·판단해 기계장치들을 제어하는 것으로, 그 구현 원리가 ADAS와 크게 다르지 않다. 완성차 업체들은 2020년을 전후로 완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 만도 등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ADAS를 포함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재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개발된 ADAS 기술들은 레이더 센서와 초음파 센서, 카메라 센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루기 위해서는 보다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기존 센서들을 융합하는 센서 퓨전 기술이나 레이더 센서와 같은 고성능 인지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ADAS는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스라엘의 ‘모빌아이’ 등은 애프터마켓용 ADAS 제품을 출시해 기존에 사용해 온 중고 차량에도 내비게이션이나 블랙박스처럼 추가 장착할 수 있다. ‘모빌아이 630’ 애프터마켓용 ADAS 제품의 경우 국내에서 130만 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윤리적 주체 여부 판단, 해킹 등 보안기술이 마지막 과제 될 전망= 완벽해 보이는 ADAS와 자율주행이지만 아직 위험성도 상존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자율주행을 하던 자동차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과실이 운전자에게 있는지, 자율주행차에 있는지를 놓고 법정 공방이 벌어졌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흰색 트럭을 자율주행차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피하지 않았다는 의견과, 차량의 인공지능이 계속 경고음을 보냈음에도 운전자가 자율주행을 그대로 ‘강행’했다는 게 법정 공방의 요지였다. ADAS가 상용화되면 사고가 났을 때 이 같은 운전자와 자동차 생산업체 간 소송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과 상호작용을 하는 기기의 특성상 해킹에 취약성이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