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운명을 결정짓기도하는 ‘공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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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한국 현대문학…’ 출간

이경재(숭실대 교수) 문학평론가가 2개의 평론집 ‘한국 현대문학의 공간과 장소’(소명출판)와 ‘재현의 현재’(창비)를 잇달아 출간했다.

‘한국 현대문학의 공간과 장소’는 문학작품 속 공간에 주목한 책이다. 대상과 주체로서의 문학작품을 간과하지 않으면서도 문학적 장소의 의미를 찬찬히 살폈다.

이 평론가가 들여다본 공간은 크게 만주와 베이징(北京), 서울과 인천, 그리고 삿포로(札幌)·블라디보스토크 등 아시아의 도시다. 만주는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주요 활동공간이었고, 베이징은 소설가 한설야와 김사량의 정치적 사유의 공간이었다. 서울은 한국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거대하다. 이 평론가는 1910∼197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작품을 나눠 그 안의 서울을 재발견했다. 인천은 한국의 근대적 모습이 가장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곳이다. 근대소설과 2000년대 소설로 분류해 대표적 장소들을 추렸다.

이 평론가는 “특정한 공간은 사람들의 행동을 추동하고 심지어는 운명까지 결정짓는 거대한 힘을 지니고 있다”며 “그것이 작품 전체 의미를 새롭게 규정하는 신비한 작용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재현의 현재’는 이 평론가가 최근 5년간 쓴 글 중 주제론에 해당하는 것을 모은 것이다. ‘재현’이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 소설이 현실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김사과·황정은에서 한강·김영하까지 우리 시대 작가들과 작품을 폭넓은 시선으로 조망했다. 이 평론가는 200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돼 등단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