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10.19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후여담
[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26일(水)
原價 관음증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김회평 논설위원

아파트값은 노무현 정부 내내 골칫거리였다. 치솟는 주택 가격에 원성이 쏟아지자, 집권 열린우리당은 2004년 4·15총선에서 분양가 원가(原價) 공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론도 좋았는데, 뜻밖의 내부 반대자가 나왔다. 노 대통령이었다. 그는 “원가 공개가 개혁적인가?”라고 묻고는 “10배 남는 장사도 있고, 10배 밑지는 장사도 있다”고 했다. 장사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거였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논쟁하자”고 나선 게 그때다. 수세에 몰린 노 대통령은 2년 후 끝내 소신을 접고 분양가 상한제로 타협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휘발유였다. 2011년 국제유가 인하만큼 시중가가 내리지 않자 이 대통령은 ‘기름값이 묘하다’는 화두를 던졌다.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휘발유 원가 계산을 해보겠다”며 칼을 뽑았다. 정유업체와 주유소를 닦달했지만, 3개월간 ℓ당 100원 인하로 끝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통신비와 씨름했다. 2013년 ‘단통법’을 통해 똑같은 보조금을 주기로 하고, 검증을 위해 단말기 제조업체에까지 사실상 원가 공개를 요구한 것이 문제였다. 논란 끝에 삼성전자 등의 영업기밀이 유출될 위험은 피해갔다.

상품 가격이 정해진 상황에서 원가 공개 요구는 마진을 보자는 것이다. 원가는 단순한 재료비 총합이 아니다. 거기엔 원가 절감을 위한 치열한 노력, 혁신을 거듭하며 축적한 역량 등이 녹아 있다. 원가가 같다고 품질도, 가격도 똑같으라는 법은 없다. 동일 자재를 쓴 아파트도, 같은 생닭으로 만든 치킨도 스타일과 맛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원가가 아니다. 소비자의 수요가 좌우한다. 마진을 100%로 붙여도 잘 팔리는 게 있고, 원가 이하로도 안 팔리는 게 있다. 마진과 리스크는 동전의 양면이다. 둘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바로 기업의 경쟁력이다. 원가 구조는 개별 기업의 속살 같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니 도처에 ‘원가 공개’다. 부처마다 경쟁하듯 아파트 분양가, 닭고기, 통신비의 원가를 들여다보겠다고 한다. 대입 전형료도, 프랜차이즈 마진도 신상이 털릴 처지다. 정책 책임자가 원가 공개를 들먹일 때는 두 가지 경우다. 속이거나, 혹은 무지하거나. 시장의 문법, 사안의 본질을 벗어난 원가 공개 타령은 여론을 업은 관음증일 뿐이다.
[ 많이 본 기사 ]
▶ ‘김정은 참수부대’ 핵잠수함 미시간호 타고 한국 왔다
▶ ‘에이즈’ 20대女 상습 성매매…“10∼20명 성관계”
▶ “사타구니 채혈 필요”···女환자 속옷 갑자기 내린 의사 유죄..
▶ 아사히 “북한, 군·비밀경찰요원에 실탄 지급 시작”
▶ 40대 의사가 실습 여학생과 술자리 뒤 성폭행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 특수작전용 ‘잠수정’ 탑재 포착英언론, 요원들 부산 입항 보도美해군 “일상적 항구방문일 뿐”작전 내용 안 알리는 게 관례수중침투용 S..
mark아사히 “북한, 군·비밀경찰요원에 실탄 지급 시작”
mark40대 의사가 실습 여학생과 술자리 뒤 성폭행
결혼 앞둔 경찰관이 대학 女후배 성폭행해 체..
“전쟁발발시 먼저 미사일 3종 동원해 北장사정..
재판장 “개·돼지도 이렇게 안 때려”…여중생 폭..
line
special news 한지우, 3살 연상 대기업 연구원과 11월 결혼
배우 한지우(30)가 품절녀가 된다.소속사에 따르면, 한지우는 오는 11월 11일 2년 넘게 사귄 ..

line
20대女 잔혹 폭행, 숨지자 풀숲 유기한 커플 구..
“朴 전 대통령 눈물서 영감얻어 동상 제작했어..
소득없어 국민연금 못낸다던 무직 34세 수입차..
photo_news
“이게 구치소 1인당 면적”…신문지 깔고 드러누운 노회찬
photo_news
누드사진·재벌과 계약결혼 러시아 패리스 힐턴 “大選 출마..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28) 60장 회사가 나라다 - 1
illust
[인터넷 유머]
mark남자가 지킬 10가지
mark분노가 치미는 인터뷰 기사
topnew_title
number “사타구니 채혈 필요”···女환자 속옷 갑자기 ..
“손님이 남긴 음식, 알바에게 먹여”…맛집 앞..
‘에이즈’ 20대女 상습 성매매…“10∼20명 성..
의붓 할아버지가 6년간… 10代 소녀 두차례..
금융기관장 인사, 아무도 모르게 하는 이유..
hot_photo
강남역 한복판 옷가게에 승용차..
hot_photo
‘가시나’ 선미, 파리서 겨울 패션..
hot_photo
文대통령, T-50에 올라 ‘엄지척’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