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전면전 피하지만 ‘3大 사안’엔 비타협… 靑 ‘檢개혁’ 포문

공수처 설치·자치경찰관련법
靑, 연내 입법 움직임 가속화

‘정치적 중립 확보’ 조직개혁
검사 이의제기권 절차 구체화
‘警 수사권·檢 기소권’ 文 소신

검찰 조직적 반발 막기 위해
文 ‘정치적 검사’ 일부로 한정

문재인 대통령이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사안에 대해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이며 속도감 있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도 관련 내용의 연내 입법화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검찰개혁 관련 사안만은 유난히 속도전을 강조한 것도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국정기획위는 올해 내에 공수처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고, 검·경 수사권 조정과 연계된 자치경찰 관련 입법도 2017년 내 처리를 목표로 잡았다. 검찰 내부 조직 개혁을 위해서 검사의 이의제기권 행사 절차도 올해 내 구체화하기로 했는데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 확보와 연관돼 있다.

문 대통령은 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도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5일 문무일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공수처는 검찰 자체만 견제하려는 것이 아니고 과거 2002년쯤 이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을 때, 반부패기구로 출발했던 처음의 도입 취지를 잘 살려 나가야 한다”라고 말한 것도 개혁에 대한 구상의 일단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경찰 수사권, 검찰 기소권’ 원칙을 양보하기 어렵다는 뜻도 수차례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방 이후 형사소송법을 만들 때 국회 속기록을 보면 당연히 수사권은 경찰, 기소권은 검찰에 가는 게 맞지만, 식민지 경찰이 그대로 넘어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임시적 조치로 검찰에 수사권을 준 것”이라며 “그 임시가 70년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과도기적 검·경 수사권 조정 방안으로 검찰에 2차적·보충권 수사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수사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한 문 총장에게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일부 정치적 검사가 문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검찰 전체를 개혁 대상으로 삼지는 않겠다는 인식을 나타내고 있다. 검찰과의 전면전을 벌일 경우 오히려 조직적 반발을 사 개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정치에 줄 대기를 통해 혜택을 누려온 일부 정치검찰의 모습이 있다면 통렬히 반성해야 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묵묵히 업무에 임해온 검사들도 더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총장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일부 정권에 줄서기 했던, 극소수의 정치 검사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