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車 수입차시장서 급제동… 하반기가 더 캄캄

상반기 비중 7년만에 50%대
폭스바겐 이어 벤츠 ‘조작논란’
하반기 비중 더 크게 떨어질듯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독주하던 독일차에 급제동이 걸렸다. 올 상반기 독일차 판매 비중이 7년 만에 50%대로 떨어진 데다 폭스바겐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등 타 브랜드까지 배출가스 조작 논란에 휘말리며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2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판매된 독일차(브랜드 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 7만4895대보다 6.7% 감소한 6만9228대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수입차시장에서 독일차 비중 역시 지난해 상반기 64.2%에서 올해 58.6%로 5.6%포인트 떨어졌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독일차 비중이 50%대로 떨어진 것은 2010년 57.1%를 기록한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브랜드가 아닌 생산국 기준으로 계산하면 독일차 내림세는 더 두드러진다. 1∼6월 독일에서 수입된 수입차는 지난해 6만6926대에서 27.1% 급감한 4만8772대에 그쳤다. 전체 수입차 중 독일산 자동차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39.6%에서 올해 34.8%로 떨어졌다.

독일차가 빠져나간 빈자리는 일본차, 미국차 등이 메웠다. 상반기 수입차시장에서 일본차 비중은 지난해 14.1%에서 올해 17.8%로 치솟았고, 미국차 역시 같은 기간 판매 비중이 7.5%에서 8.3%로 높아졌다.

지난해 디젤차 배출가스 인증서류 조작으로 폭스바겐, 아우디 주요 모델 판매가 중단된 여파가 채 끝나기 전 최근 벤츠 등 다른 독일차 브랜드까지 배출가스 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독일차 판매 비중은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벤츠는 유럽에서 디젤차 300만 대 리콜에 이어 21일 한국도 자발적 서비스 조치 대상 지역에 포함하기로 했다. 결함 수리를 위한 리콜이 아닌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자발적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향후 국내 판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벤츠의 경우 올 상반기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지난해보다 54.0% 증가한 3만7723대의 판매량으로 전체 수입차 판매의 31.9%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배출가스 조작 논란으로 벤츠 상승세가 꺾일 경우 하반기 독일차 판매 비중은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