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번역원 “향후 10년 조선왕조의궤 200종 집중 번역”

조선왕실의 각종 의례를 글과 그림으로 상세하게 기록한 역사 연구의 기초 사료이자 문화콘텐츠 개발의 원천자료로 가치가 높은 조선왕조의궤는 전체 638종 가운데 38종(약 6%)만 우리말로 옮겨졌다. 이 또한 종합적 계획 없이 개별 기관 및 연구자의 단발성 번역으로 통일성이 없고 중복 번역되는가 하면 번역 품질에도 문제가 있었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내년부터 10년간 조선왕조의궤의 체계적인 집중번역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조선왕조의궤는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을 비롯해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그 중요성은 학계와 일반에 널리 알려졌지만, 번역 작업은 한국고전번역원의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와 국립문화재연구소, 경기문화재단 등이 전시나 연구 등 필요에 따라 산발적으로 해왔다. 개별 소장기관의 연고권 주장에 따라 필요 기관이 제때에 번역을 추진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었다.

번역원은 먼저 의궤에 나오는 어휘의 표준안을 만들고, 번역과 교감표점(여러 판본을 비교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원문에 마침표나 쉼표를 찍는 것)의 지침을 수립한 뒤 본격적인 번역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