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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27일(木)
과학기술 푸대접, 반복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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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열 경제산업부 부장

2013년 중순쯤 우리나라 과학계 원로 모임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박근혜 정부의 과학기술 홀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서강대 전자공학과 출신의 제1호 이공계 대통령이 반세기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으로 과학입국 의지를 천명했던 아버지처럼 과학정책 중흥을 이뤄주리라 믿다가 취임 6개월 후 실망을 토로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창조(ICT정책)’만 있고 ‘과학’은 없다는 자조가 넘쳐났다. 당시 문구가 “전(前) 정부의 과학기술 홀대가 반복돼선 미래 없다”였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과학이 교육에 묻혀 실종됐던 우선순위 역전을 꼬집은 말이다. 그전 노무현 정부 때 정보통신부와 별개로 부총리급 과학기술부 장관,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두고 과학기술 중심사회를 추진했던 시절을 떠올렸던 모양이다.

올 2월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서울 영등포 꿈이룸학교에서 ‘4차 산업혁명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스티브 잡스처럼 노타이 차림에 무선 마이크를 잡고 “과학기술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외쳤다. ‘과기정책 총괄 국가 컨트롤타워 재구축’이 그의 구상이었다. 5개월이 흘러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가 발표됐다. 과기 분야 항목은 33번(4차 산업혁명), 35번(과기 혁신 생태계), 36번 과제(과기 미래역량)의 3개이다. 다른 과제에 일부 얹힌 부분도 있겠지만 정확하게 따져보면 그렇다. 문득 박근혜 국정과제가 궁금해졌다. 5년 전 자료를 찾아봤다. 140개 중 1번(과기 창조산업 육성)과 2번(IT·SW 융합 주력산업 구조고도화), 3번(창조경제혁신센터)의 맨 앞 연속 3개와 24번(국가 과기 혁신 역량 강화), 25번(우주기술 자립), 26번(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으로 총 6개였다. 2번은 지금 정부의 4차 산업혁명과 비슷한 개념이고, 3번은 말썽 많던 대기업-벤처 연계 지역센터이다.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산업 육성’을 1번으로 내세운 점이 조금 놀랍다고 할까. 전반적으로 문재인 국정과제와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의욕은 앞선 느낌이다. 그래서 과학계의 배신감은 더 컸으리라.

지난 11일 과천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장관 교대가 이뤄졌다. 박근혜 정부에서 3년간 장수하며 소프트웨어 의무교육을 법제화한 최양희 전 장관은 오전 이임식에서 “잘한 것은 승계하고 부족한 것은 혁신해달라. 과학기술과 ICT의 융합 열매는 앞으로 여러분이 수확해주길 기대한다”며 물러났다. 오후에 새로 온 문재인 정부의 유영민 장관은 의욕이 넘쳤다. 말도 솔직하다 못해 화끈했다. “우리는 죽다 살아났다. 미래 먹거리를 이끌어야 할 4차 산업혁명 주관부처로서 절박함을 가져달라”고 직원들에게 호소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름을 바꾸었다. 미래부든, 과통부든 무슨 상관이랴. 최소한 과학기술계에라도 다시 실망을 안겨줘선 안 된다. 국무회의에 배석할 ‘왕차관’ 과학기술혁신본부장(3차관)에 자격 갖춘 과학계 인사를 모시는 일도 급선무다. 청와대 정책실 아래 보좌관 1명, 행정관 2명이 전부인 과학기술 참모 조직도 대통령에게 ‘과학 르네상스’ 약속을 일깨우는 임무를 잘 수행하길 바란다. nosr@
e-mail 노성열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노성열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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