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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27일(木)
메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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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규 논설위원

지난주에 청주시 내수읍의 한 저수지에서 잡힌 메기 두 마리. 몸길이 150㎝와 130㎝에 각각 40㎏가량이라니 대물이다.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에 산다는 메기는 2200종이 넘는다. 종별로 크기도 다양하다. 다 자란 크기가 1.3㎝밖에 안 되는 종(種)이 있는가 하면, 무려 490㎝ 길이에 무게가 300㎏이나 나가는 괴물 같은 놈도 있다. 우리나라 메기는 대개 25∼30㎝가량이며, 큰 강에서는 100㎝가 넘는 놈도 있다. 메기는 수명도 길어 외국 기록에는 60년이 넘도록 산 놈도 있다고 한다. 내수읍의 메기가 몇 살짜리인지, 토종인지 외래종인지 전문가의 인증이 없어 아쉽다.

분류학상 메기는 같은 이름의 목-과-속 어류다. ‘속’에는 메기와 미유기 두 종만 있다. 1936년에 등재된 미유기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메기의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긴 수염과 큰 주둥이다. 입꼬리 상하에 한 쌍씩 있는 수염은 매우 뛰어난 감각기관이다. 어릴 때는 3쌍이지만 어느 정도 자라면 한 쌍이 떨어져 나가고 두 쌍만 남는다. 서양에서는 고양이 수염을 닮았대서 메기를 영어로 캣피시(catfish)라 한다.

대구어(大口魚)란 별명이 말해 주듯이 큰 입은 메기의 정체성과 관계된다. 목의 앞쪽을 가리키는 ‘멱’과, 물고기 같은 동물의 이름에 많이 붙이는 ‘-기’가 합쳐져 메기의 옛 이름 ‘며기’나 ‘메유기’란 이름이 생겼다. 아가리와 목이 엄청 큰 메기는 먹성도 대단하다. 밤이면 물속 큰 바위 밑에서 기어 나와 어린 물고기와 새우·게 같은 갑각류를 잡아먹고 산다. 물속 곤충은 물론 개구리 같은 작은 동물도 잡아먹는 무서운 포식자다. 먹잇감이 가득한 수조에 메기를 풀면 먹잇감들이 생존을 위해 도망 다니느라 생명력이 강해진다고 한다. 이 ‘메기 효과’는 살아 있는 싱싱한 횟감을 운송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메기의 먹잇감 활어는 스트레스를 엄청 받고 독해진다.

요즈음 여기저기 메기가 출몰한다. 저수지나 매운탕 집 수조에만 있는 게 아니다.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나 인터넷 전문 은행 업계에도 ‘메기’가 등장한다. 오뚜기와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같은 ‘메기 기업’ 말이다. 이들은 포악한 포식자가 아니라, 기업의 전범(典範)이자 막강한 경쟁 유발자로서, 메기 효과를 보여주는 기업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메기를 너무 오래, 너무 많이 풀면 역효과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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