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간선제 수술… 후보자 득표 순위 공개

정책평가단 재학생·동문 참여
참여 교수 비율 10→15% 확대

국립대 총장 직선제 복귀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는 가운데 서울대는 직선제로 바꾸는 대신 간선제를 보완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는 27일 오전 총장 선출 과정에 재학생과 동문을 참여시키고 예비 후보자의 순위를 공개하는 등 기존 간선제를 개선·보완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학본부는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학내 규정 변경 등의 실무적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서울대에 따르면 그동안 교직원들만 참여했던 정책평가단에 재학생과 동문을 포함시켜 간선제 단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지난 5월 교수평의원회가 제출했던 안의 비율대로 재학생과 동문은 각 20명 안팎의 인원이 정책평가단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임교원 정책평가단 참여 교수 비율을 현행 10%에서 15%로 확대키로 결정됐다.

총장 후보자들의 득표순위도 공개된다. 현재 서울대는 총장 예비후보자 5명을 선정한 뒤 정책평가단과 총장추천위원회가 투표한 결과를 반영해 최종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하고 있다. 앞으로는 예비후보자 단계부터 후보자를 3명으로 축소한 뒤 득표 순위를 공개할 방침이다. 다만 순위대로 가부 투표를 하자고 제안했던 평의원회 안은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최종적으로 총장 후보를 결정할 때 총장추천위원회 60%, 정책평가단 40%인 합산 비율을 총추위 30%, 정책평가단 70%로 바꾸자는 평의원회 제안은 이날 의견 차이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향후 이사회는 논의가 더 필요한 부분들은 평의원회와 원만한 합의를 이루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며 관련 규정의 최종 개정안이 나오면 이를 두고 최종 표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국·공립대는 2011년 이후 교육부 방침에 따라 대다수가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전환했다. 직선제는 교수들의 총의를 모은다는 장점이 있지만 선거 과열, 학내 정치화 등을 불러와 선거 때마다 문제가 됐다. 하지만 최근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총장 간접 선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부 국·공립대가 직선제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교통대의 경우 교수들의 약 95%가 직선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총장 후보자 추천 방식을 제한했던 규정을 삭제하며 직선제를 치를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하고 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