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미용소 르포… 오피스텔 들어서니 불법네일 버젓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특별사법경찰관(왼쪽)이 26일 관내 한 오피스텔에서 불법 영업을 한 왁싱숍을 적발해 관계자로부터 진술을 받고 있다. 강남구 제공

불법미용업소 현장 단속 르포

강남구 특사경 단속 동행
신고않고 오피스텔서 몰래 영업
안마의자·매니큐어…왁싱숍도
5년동안 불법행위 945건 단속

26일 오후 선글라스를 착용한 여성 민간 위생 감시원과 강남구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2명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오피스텔 현관 앞에 섰다. 특사경은 행정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한 제도로 이날은 강남구 내 불법 미용업소 대상 함정 단속을 하는 날이었다. 감시원이 벨을 누르고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경찰관들이 들이닥쳤다. 평범한 네일숍 같아 보였지만 실상은 구청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업소였다. ‘공중위생관리법’상 오피스텔에서는 네일숍을 운영할 수 없고 이에 따라 구청에서도 오피스텔을 사업장으로 하는 미용업 신고는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특사경들은 “미신고 영업에 대한 증거 수집을 하겠으니 양해해 달라”며 테이블과 안마의자, 매니큐어가 보관돼 있는 수납장 등 곳곳을 돌며 사진을 찍고 매출 장부와 손님 명부를 일일이 확인했다.

10여 분간 증거 수집 작업이 끝나자 업주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업주는 순순히 불법 영업을 시인하고 진술서에 영업 경위와 기간, 월 매출 등을 적었다. 특사경들은 “오피스텔에서 영업을 금지하는 이유는 고립된 장소에서 위생과 안전 관리가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라며 “상가에서 합법적으로 영업하시라”고 안내한 후 다음 단속 장소인 대치동의 한 오피스텔로 이동, 왁싱숍을 적발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인 브라질리언 왁싱을 회당 5만~16만 원을 받고 시술해 주고 있었다. 앞선 네일숍처럼 왁싱숍도 오피스텔에선 영업할 수 없다. 이종준 특사경은 “10년 이상 무신고 영업한 업주도 있었을 정도로 불법 영업이 만연해 있다”며 “적발된 업주들에게 관련 법에 대해 상세히 안내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적발된 영업주들은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지난 2012년 7월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특별사법경찰권을 인정받아 서울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출범한 강남구 특별사법경찰이 지역 내 각종 불법 행위를 엄단하며 타 지자체의 모범이 되고 있다. 27일 강남구에 따르면, 특사경은 출범 5년 만에 945건의 각종 불법 행위를 입건, 송치하는 성과를 냈다. 지금까지 성매매 업소 190곳을 철거했고 성매매 알선을 위해 악용된 휴대전화 번호 2801개를 사용 중지시켰으며 위조상품 판매 업소 59곳을 적발해 시가 87억 원에 달하는 ‘짝퉁’ 상품을 압수하기도 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