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2.23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포럼
[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27일(木)
임계기업 죽이는 ‘소득 중심 경제’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연강흠 연세대 교수 경영학

100년 역사의 국내상장 1호 기업 경방이 광주공장의 일부 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한국경영자총협회 1호 가입 기업 전방은 광주 임동공장을 평동공장으로 통합·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경방과 전방의 이전·구조조정과 연관 산업의 여파로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은 자명하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연관 지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높은 7530원으로 정했고, 2020년 1만 원 달성의 의지도 확고히 하고 있다. 새 정부가 저성장과 양극화를 동시에 극복하겠다며 밝힌 경제정책 방향은 소득 주도 성장과 일자리 중심 경제다. 구체적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탈원전·탈석탄과 산업용 전기료 인상, 법인세 인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본생활 보장, 안정된 일자리, 국민안전과 환경 등 필수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선 모두 비용을 높여 수익 구조를 악화시키는 것들이다.

사업자에게는 비용 증가를 감내할 수 없는 임계점(critical point)이 있다. 경방은 베트남에 공장을 이전하는 데 드는 비용 약 200억 원의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본 것이다. 많은 기업이 경방의 전철을 밟아 엑소더스에 이르게 되면 노동집약적 산업의 제조업 공동화(空洞化)를 염려해야 한다. 외부 요인에 의한 비용 증가를 감수해도 되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다. 생활필수품 등 공급자가 주도하는 시장에서는 가격을 높여 소비자에게 비용을 떠넘길 수 있으나, 이른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으로 국민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수요자 주도 시장에서는 자영업자나 중소업체가 비용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때 수익 감소를 수용할 수 없다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업이 영세할수록 지켜보고 있을 여유가 없다.

사업자는 인력을 줄이거나 충원을 억제하고, 가족경영 체제로의 전환도 고려할 것이다. 업종에 따라서는 손익분석을 거쳐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하겠지만, 사업을 정리하고 구직자가 되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득 격차는 커져 정부가 원하는 방향에서 멀어진다. 정부도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 문제를 인식해 고육책으로 최근 5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 초과 부분을 재정에서 직접 지원하기 위해 약 3조 원, 각종 경영 여건 개선의 간접 지원에 1조 원 이상을 쓰기로 했다. 이러한 보완책은 일시적 재정 투입이라 하더라도 세금으로 민간 사업체의 인건비를 지급하는 데 따른 논리 마련과 지원 대상 선정 과정의 불만 해소 등 많은 과제를 남긴다.

소득과 일자리 중심의 경제 모형은 경제 순환 과정에서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고 시간도 필요하다. 소득과 일자리를 만드는 비용은 어떠한 형태든 민간부문의 부담이 된다. 민간부문은 현실로 다가온 비용 증가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소득과 일자리 중심의 경제 모형이 경제성장과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결실을 볼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리스크를 떠안고 경제 실험을 강행할 수는 없다. 경제 현장 속으로 들어가 애로 사항을 경청하고, 정책 효과를 차근히 점검해 가며, 필요하면 방향도 수정하는 포용력이 절실하다.
[ 많이 본 기사 ]
▶ 추한 ‘이윤택 패거리’… 쏟아지는 실명 폭로
▶ ‘낙인 찍힐라’ 입 못여는 연예계…감독·PD 성폭력 소문 무..
▶ “영미, 헐” 컬링 김은정…대학 시절엔 ‘명랑소녀’
▶ 박영선 ‘주춤’ 정봉주 ‘등판’… 민주당 ‘경선판도’ 바뀌나
▶ 고은·이윤택·오태석·조민기…어쩌다 ‘괴물’이 되었나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사과회견 리허설 파문 이어 극단 ‘끼리’ 대표 홍선주씨 “李 性폭력 조력자는 김소희 언론사에 내가 제보 했다” “男 선배들앞에서 다 벗..
mark고은·이윤택·오태석·조민기…어쩌다 ‘괴물’이 되었나
mark신인배우 송하늘 “조민기, 오피스텔서 억지로 눕히고…”
황대헌 銀·임효준 銅…쇼트트랙 男 500m 최초 동반..
‘낙인 찍힐라’ 입 못여는 연예계…감독·PD 성폭력 ..
박영선 ‘주춤’ 정봉주 ‘등판’… 민주당 ‘경선판도’ 바..
line
special news “영미, 헐” 컬링 김은정…대학 시절엔 ‘명랑소녀..
평창 동계올림픽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 주장(스킵)으로 팀을 이끄는 김은정 선수가 경기 내내 표정 변화..

line
심석희·최민정, 女 1000m 결승서 충돌…‘노메달’
쇼트트랙 남자 5000m도 ‘노메달’…결승서 넘어져
묻힐뻔한 조민기 성추문…드라마 출연 강행에 미투..
photo_news
영화계도 ‘미투’…조근현 감독 성희롱 폭로 나..
photo_news
이민정·이병헌, 쇼트트랙 응원 포착…다정한 부..
line
[김승호의 ‘운명’을 경영하라]
illust
부자라고 특별히 악한 것 아니고 가난한 사람이라고 착한 것도..
[인터넷 유머]
mark치매 진단 질문 mark천국에서는…
topnew_title
number 우병우 결국 실형…‘국정농단 외면’이 자기 ..
이방카와의 만찬에 문대통령 부부, 임종석,..
“돈 떨어졌다”…10대 여친에 성매매 강요한..
초등생과 동거해 딸 낳고 임신·낙태시킨 30대
끝까지 스포츠정신 저버린 女팀추월과 氷上..
hot_photo
김아랑의 가려진 ‘노란리본’
hot_photo
‘고생했어요’
hot_photo
한복입은 민유라-겜린… 꿈의 ‘아..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