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6.25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포럼
[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27일(木)
임계기업 죽이는 ‘소득 중심 경제’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연강흠 연세대 교수 경영학

100년 역사의 국내상장 1호 기업 경방이 광주공장의 일부 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한국경영자총협회 1호 가입 기업 전방은 광주 임동공장을 평동공장으로 통합·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경방과 전방의 이전·구조조정과 연관 산업의 여파로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은 자명하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연관 지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높은 7530원으로 정했고, 2020년 1만 원 달성의 의지도 확고히 하고 있다. 새 정부가 저성장과 양극화를 동시에 극복하겠다며 밝힌 경제정책 방향은 소득 주도 성장과 일자리 중심 경제다. 구체적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탈원전·탈석탄과 산업용 전기료 인상, 법인세 인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본생활 보장, 안정된 일자리, 국민안전과 환경 등 필수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선 모두 비용을 높여 수익 구조를 악화시키는 것들이다.

사업자에게는 비용 증가를 감내할 수 없는 임계점(critical point)이 있다. 경방은 베트남에 공장을 이전하는 데 드는 비용 약 200억 원의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본 것이다. 많은 기업이 경방의 전철을 밟아 엑소더스에 이르게 되면 노동집약적 산업의 제조업 공동화(空洞化)를 염려해야 한다. 외부 요인에 의한 비용 증가를 감수해도 되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다. 생활필수품 등 공급자가 주도하는 시장에서는 가격을 높여 소비자에게 비용을 떠넘길 수 있으나, 이른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으로 국민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수요자 주도 시장에서는 자영업자나 중소업체가 비용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때 수익 감소를 수용할 수 없다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업이 영세할수록 지켜보고 있을 여유가 없다.

사업자는 인력을 줄이거나 충원을 억제하고, 가족경영 체제로의 전환도 고려할 것이다. 업종에 따라서는 손익분석을 거쳐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하겠지만, 사업을 정리하고 구직자가 되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득 격차는 커져 정부가 원하는 방향에서 멀어진다. 정부도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 문제를 인식해 고육책으로 최근 5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 초과 부분을 재정에서 직접 지원하기 위해 약 3조 원, 각종 경영 여건 개선의 간접 지원에 1조 원 이상을 쓰기로 했다. 이러한 보완책은 일시적 재정 투입이라 하더라도 세금으로 민간 사업체의 인건비를 지급하는 데 따른 논리 마련과 지원 대상 선정 과정의 불만 해소 등 많은 과제를 남긴다.

소득과 일자리 중심의 경제 모형은 경제 순환 과정에서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고 시간도 필요하다. 소득과 일자리를 만드는 비용은 어떠한 형태든 민간부문의 부담이 된다. 민간부문은 현실로 다가온 비용 증가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소득과 일자리 중심의 경제 모형이 경제성장과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결실을 볼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리스크를 떠안고 경제 실험을 강행할 수는 없다. 경제 현장 속으로 들어가 애로 사항을 경청하고, 정책 효과를 차근히 점검해 가며, 필요하면 방향도 수정하는 포용력이 절실하다.
[ 많이 본 기사 ]
▶ 잠자던 남편 성기 절단 아내 2심서 집유…남편 선처요청
▶ 강진 실종 여고생 추정 시신 알몸에 부패 진행…립글로스..
▶ ‘강진 여고생’ 용의자 제2휴대전화 사용 포착
▶ 황교익, JP 훈장추서 비판…“전두환 죽어도 훈장 말 나올..
▶ 심판이 눈감은 ‘반칙 휘슬’…더 안타까운 태극전사 패배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 실종 8일만에 시신으로 발견50代 사용 ‘제2폰’ 번호 확보사건 동기·공범 가능성 ‘열쇠’경찰선 ‘대포폰’ 여부도 조사시신 발견된 야산은 경..
mark잠자던 남편 성기 절단 아내 2심서 집유…남편 선처요청
mark강진 실종 여고생 추정 시신 알몸에 부패 진행…립글로스 발견
中, 레이더 안잡히는 ‘비둘기 드론’ 새들도 속았다
윤곽 드러난 종부세…‘1가구 1주택자’ 구제案 나올..
“수소車 생태계 구축”… 民官 5년간 2조6000억 투자
line
special news 연예인 안 부럽네…인터넷 BJ들 TV 진출 활발
“BJ 자체가 좋은 콘텐츠…젊은 시청자 반응 좋아” TV 중심으로 활동하던 연예인들의 인터넷 방송 진출이..

line
“징계 회부됐다고 재판 손 떼라니… 위헌 소지”
盧탄핵 반대·정적과도 타협…‘政爭’ 아닌 ‘政治’를 했..
“잊어진 6·25, 다시 생각을…” 청년들이 나섰다
photo_news
이재명 “김부선 거짓말 끝없어”…김부선 “불순..
photo_news
한국오픈 ‘벼락스타’ 최호성… ‘낚시꾼 스윙’ 세..
line
[역사 속 ‘사랑과 운명’]
illust
“낭군님과 함께 있으니 세상 영욕 따위야”…18세 규수 ‘初夜의..
[인터넷 유머]
mark맞는 말씀 mark새로운 연구
topnew_title
number 트럼프, 전세계에 경고 “무역장벽 안 없애면..
“우리는 ‘게으른 모범생’… ‘나나 잘하자’ 생..
‘미스터 션샤인’ 넷플릭스에 거액 판매… 中..
靑 남북경협 밀어붙이기… “한국만 과속, 후..
警 ‘무혐의’ 의견·檢은 ‘기소’… 年 4만6000건..
hot_photo
‘붉은 행성’ 화성에 웬 푸른 모래..
hot_photo
각선미 뽐내는 미스코리아 후보..
hot_photo
6·25 전쟁 68주년… 휴전회담중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