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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28일(金)
사법독립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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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사회부 부장

‘촛불혁명’의 민심을 수임한 민주정부라고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사법부 독립성이 침해되는 역설적인 조짐들이 보여 우려스럽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가 대법원장을 대신해 최고 사법행정권을 갖는 사법평의회 신설을 포함한 사법부 개혁 방안을 지난 24일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했다. 개헌특위 자문2소위 사법부 분과가 제출한 보고서는 법적인 강제력은 없지만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 대기업 및 고소득자 증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주요 국정과제들이 충분한 논의 과정 없이 순식간에 결정된 점에 비춰보면 사법부의 근간을 흔드는 개헌안도 갑자기 실행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자문위는 보고서에서 ‘대법관은 사법평의회가 선출해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대법원장은 대법관 중에서 호선하게 했다. 또 사법평의회가 모든 판사에 대한 임명, 전보, 승진, 징계 등 인사권을 가지며 법원의 예산 및 사법정책 수립 등 사법행정권 전체를 행사하는 것으로 돼 있다. 특히 사법평의회는 국회에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선출하는 8인, 대통령이 지명하는 2인, 법관회의에서 선출하는 6인으로 구성돼 기본적으로 국회가 사법행정을 주도하는 구조다. 사법의 정치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여당이 의석의 60%를 확보하면 사법평의회 위원 16명 중 10명을 여권에서 선출하게 돼, 대법원장·대법관 및 전체 판사에 대한 인사권을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다. 사법평의회를 여당이 독점하지 않고 국회 주요 정파가 나눠 먹어도 문제다. 국회 선출 사법평의회 위원들은 자신의 뒷배가 돼준 정당의 이해를 대변해 법관인사와 주요 정치적 사건의 재판 배정을 할 수 있다. 판사들은 승진을 위해 특정 정치세력의 이념에 부합하는 튀는 판결을 하거나 정치권 줄 대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장의 제왕적 인사권을 제한해야겠다면 사법평의회 같은 국회에 의한 사법부 장악이 아니라, 법원 내부의 권력분산으로 개선책을 찾는 게 맞는다고 본다. 그렇다고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을 현재 문제 삼고 있는 판사들의 생각처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일정한 인사결정권을 갖겠다는 것도 옳지 않다. 재판 결과를 평가받는 판사들이 인사권을 가지면 법원의 안정성이 급격히 허물어질 수 있다. 헤어지자는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하고 암매장까지 한 피의자에게 징역 3년 형을 선고하고, 여고생 성폭행범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판사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인사평정을 하기도 어려워진다. 대법원장의 권한을 대법관회의가 행사하는 일종의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면 어떨까 싶다.

최근 청와대가 민정수석실 등지에서 발견한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 등 국정농단 관련 문건들을 방송에 생중계하듯 발표한 것도 유죄 선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당 재판부엔 강한 압박이 될 수 있다. 현직 부장판사를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임용한 것도 심각한 사태다. 행정부 외청 소속인 검사도 사표 낸 지 1년이 지나지 않으면 청와대행을 법으로 금지한 마당에 삼권분립의 한 축인 법원 소속의 판사를 사표 이틀 만에 청와대로 데려간 것은 이 정권이 얼마나 민주주의 기본원칙에 둔감한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sdgim@
e-mail 김세동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세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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