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2차 도발>기로에 선 문재인 ‘베를린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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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7-07-3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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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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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제재 병행 변함없다”지만
北ICBM 사실상 ‘임계치’ 도달
투트랙 대북정책 유지여부 주목


지난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로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문재인 정부의 ‘투 트랙(Two Tracks)’ 대북 정책이 대전환의 기로에 섰다. 오는 8월 5일까지 경남 진해 군부대 내 휴양시설 등에서 휴가를 보내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묘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일단 북한의 도발에 강력 대응을 지시해 놓았다. 문 대통령은 29일 국가안보회의 전체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한·미 미사일 방어 지침 개정 논의 공식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 요청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무력시위 전개 등 조치를 취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북 미사일 도발과 관련, “레드 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이 명확히 무엇을 의미하느냐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임계치에 온 것이 아닌가”라고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현재까지 “대화·제재 병행의 대북 정책 기조에 수정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통화에서 “강도 높은 압박은 압박대로 하되 탈출구로서 대화의 여지는 계속 남아 있는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제재와 대화 두 가지 방식이 모두 필요하다는 데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독일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대화와 제재 병행을 내세웠던 ‘베를린 구상’은 유효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청와대의 기조 유지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의 ICBM 완성이 동북아시아의 안보 구도를 흔들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는 가운데 ‘나홀로 대화’는 이뤄질 가능성도 낮고, 상황 인식 또한 안일하다는 것이다. ‘베를린 구상’에서 제안한 남북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 등을 거두는 상징적 조치를 통해 국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화 국면을 사실상 열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문은 닫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 관계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되면 북한은 갑자기 대화 카드를 꺼내곤 했다”며 “대화의 문을 아예 닫으면 통미봉남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회를 잡을 때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은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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