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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02일(水)
지갑을 여는 관객은 ‘합리적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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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평점 테러의 실체에 다가가 보고자 합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기준으로 이 영화의 소개 페이지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 1∼5위를 차지한 네티즌이 매긴 평점은 1점이죠. 공교롭게도 댓글이 작성된 시간은 26일 새벽 1∼3시입니다. ‘군함도’는 이 날 조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영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뚜껑이 열리기도 전에 이미 이 영화에 대한 댓글의 방향이 부정적으로 흘렀다는 거죠.

혹자는 “‘군함도’만 상영해서 어쩔 수 없이 본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계를 6년 전으로 돌리면 곱씹을 만한 대목이 있는데요. 2011년 12월, 제작비 280억 원이 투입된 CJ 투자배급작 ‘마이웨이’가 개봉됐죠. 당시 CJ는 대다수 상영관을 ‘마이웨이’에 몰아줬지만 크리스마스가 낀 주말에 102만 명을 모으고, 최종 스코어는 214만 명에 그쳤습니다. 결국 ‘재미없으면 안 본다’는 거죠.

CJ의 아픈 기억을 굳이 꺼내는 이유는, ‘군함도’를 향한 시선에 왜곡이 꼈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해서입니다. 개봉 일주일 만에 ‘군함도’를 본 500만 명이 ‘볼 게 없어 선택한’ 관객이라 치부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이 영화와 같은 날 개봉된 ‘슈퍼배드3’는 개봉 일주일 만에 148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시리즈 최고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65㎜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한 ‘덩케르크’ 역시 각 멀티플렉스 아이맥스관을 독차지하며 흥행 순항 중이죠. 결국 관객들은 충분히 합리적 선택을 하는 자율적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부당거래’와 ‘베테랑’으로 갑의 문제를 짚은 류승완 감독의 영화가 CJ의 지원 아래 2000개가 넘는 스크린을 독점한 것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습니다. 상영관 배정 문제를 배급사와 극장이 아닌 개인 탓으로 돌리는 건 지나치지만, 그 역시 이 영화를 들고 근거리에서 대중과 만나야 하는 감독과 배우가 감내해야 할 ‘유명세’일 겁니다.

‘군함도’를 둘러싼 논쟁의 1차적 책임은 감독의 몫입니다. 이처럼 묵직한 소재를 역사적 의미보다는 액션이 더해진 탈출극으로 포장한 것에 대한 지적은 되뇌어야 할 대목이죠. 하지만 ‘군함도’가 거대 상업자본의 지원 아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이유로 폄하되거나 억지 역사 왜곡 논란에 시달리는 것 또한 온당치 않습니다.

하나의 문화콘텐츠를 두고 이토록 뜨거운 설전이 오간 게 참 오랜만입니다. 그만큼 이 사회가 건강하다는 방증이란 생각도 드는데요. 이런 사회를 꾸리는 구성원들 역시 몇몇 댓글에 부화뇌동하는 어리보기는 아닐 겁니다. 합리적인 관객들은 영화를 본 후 판단을 내리고, 이는 입소문을 타고 전파돼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군함도’의 최종 스코어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realyong@
e-mail 안진용 기자 / 문화부  안진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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