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야기>침체 내수 ‘더위가 단비’… 냉방용품 판매량 급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배탈로 설사약도 불티

“반갑다, 더위야!”

일본 내수 시장이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평년보다 심한 무더위가 일본 열도를 덮치자 더위와 관련된 상품 매출이 늘어 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냉방용품, 냉음료를 비롯해 더위와 관련된 의약품까지 판매가 대폭 늘고 있는 것이다.

1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올해 7월 장마 전선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도쿄(東京) 등 수도권 지역인 간토(關東)지방과 태평양 연안 지역인 도카이(東海)지방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날이 늘었다. 도쿄의 경우 낮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인 ‘한여름’ 날씨가 7월 중 25일을 기록했다. 평년의 14.8일을 크게 웃돌았다. 또 오사카(大阪)나 나고야(名古屋), 후쿠오카(福岡) 등 주요 대도시들에서도 평년보다 ‘한여름’ 날씨 일수가 길었다.

내수 진작에 목마른 일본 업계에 이런 더위는 오히려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평년보다 심한 더위에 따라 냉방용품과 냉음료를 찾는 일본인들이 급격히 늘었다. 대형 슈퍼마켓체인 이온리테일(이온)은 지난 7월 1~20일 사이 선풍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0% 늘었다고 밝혔다. 가전 양판점체인 비쿠카메라에서도 최근 선풍기와 에어컨 매출은 전년보다 약 20% 늘어났다. 이온에서 판매 중인 쿨매트는 전년보다 2.4배로 판매가 늘었으며 또 다른 유통체인 이토요카도의 쿨매트 매출도 20% 늘었다.

특히 더위가 찾아오면 냉음료의 인기도 높아진다. 이에 아사히나 기린, 산토리 등 주요 주류업체들은 츄하이(소주를 뜻하는 ‘츄’와 일본 칵테일 한 종류인 ‘하이볼’의 합성어) 등 냉주류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의외로 더위의 혜택을 보고 있는 상품도 있다. 바로 지사제인 ‘정로환’이다. 일본의 정로환 제조·판매회사 다이코(大幸)약품 관계자는 “(더위 때문에) 수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거나 냉방기를 켠 채로 잠을 자는 일이 많아져 위장에 부담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기온이 23도에서 1도씩 오를 때마다 정로환 매출은 5%씩 늘어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