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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03일(木)
변진섭 데뷔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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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가슴에 더러는 보슬비가 내리듯 소나기가 시원하듯, 상큼한 바람이 불듯 쓸쓸한 바람이 휩쓸듯, 짙은 풀 향기 번지듯 낙엽 흩날리듯 하는 노래가 발라드(ballade)다. 때로는 호수에 피어오르는 아침 안개 같기도, 또 때로는 숲속에 따뜻하게 비치는 햇볕 같기도 하다.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에 서서/ 그대 숨소리 살아 있는 듯 느껴지면/ 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나와/ 거리에 투명하게 색칠을 하지’ 하고 시작하는 ‘비 오는 날의 수채화’란 제목의 발라드를 즐겨듣고 부르는 사람이 많은 배경도 다르지 않다. 한국 대중가요 역사에서 본격적으론 처음 발라드 가수로 불린 인물이 변진섭(51)이다. 데뷔하자마자 발라드의 ‘왕자’에 이어 ‘황제’ ‘전설’ ‘원조(元祖)’ 등 수식어가 그의 이름 앞에 붙었다.

그는 경희대 재학 시절 캠퍼스 그룹 ‘탈무드’ 5기 멤버로 1987년 MBC 신인가요제에 출전, 자신의 작사·작곡 ‘우리의 사랑 이야기’를 불러 은상을 받은 것이 사실상의 데뷔다. ‘깊은 밤이 찾아오면/ 서늘한 달빛 창가에 머물고/ 희미한 기다림은 안개 속에 사라지네/ 밤하늘을 바라보다 그대 생각에/ 온 밤을 지새고 메마른 가슴으로/ 아침 햇살 기다리네’ 하는 노래다. 그 이듬해에 첫 앨범 ‘홀로 된다는 것’에 수록해 다른 곡 다수와 함께 말 그대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1989년 제2집에 담은 ‘너에게로 또다시’ ‘로라’ ‘저 하늘을 날아서’ ‘희망 사항’ 등도 그랬다. 모두 불후의 명곡임은 물론이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OST에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새들처럼’ ‘숙녀에게’ 등 3곡이나 들어갔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데뷔 30주년 기념 전국 순회공연 ‘타임리스(Timeless)’ 첫 무대를 지난 7월 경희대에서 가진 그는 9월 1일 청주 예술의전당에 두 번째 무대를 마련한다. 그 전에 성남문화재단 주최 무료 공연을 오는 5일 경기 성남시 중앙공원에서 갖는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음색이 여전한 그는 “앞으로 30년도 지금처럼 똑같은 얘기 하며 똑같이 공연하는 것이 ‘원대한 계획’”이라며, 청춘의 시기를 묻는 말엔 이렇게 답했다. “음악이 내 모든 걸 지배하고 흔들었던 시절이다. 그런데 지금도 청춘인 것 같다.”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이 변진섭답고 싶다는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모든 연령층에서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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