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10.21 토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07일(月)
(1182) 57장 갑남을녀 - 15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김유미는 서동수의 팬으로 지난 대선 때부터 서동수의 팬클럽에 가입해서 활동을 했다. 김유미에게 서동수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으면 첫째가 ‘정직함’이라고 한다. 서동수가 여자관계를 숨기지 않는 것이 그런 인상을 주었는지 모르지만 그것이 좋아하는 이유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김유미는 그 후로 누가 뭐라건 자신의 판단을 바꾸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우연한 기회에 서동수의 팬이 되었지만 자신에게 특별한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는 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오늘도 퇴근하고 커피숍에서 친구 정미현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고 있다. 서동수가 유라시아연방 대통령이 됨으로써 마침내 ‘세계를 제패하게 된다’는 정치평론가의 해설을 리시버로 듣고 있는 것이다. 평론가가 열띤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은 21세기식 세계 정복인 것입니다.”

“알렉산더, 나폴레옹, 칭기즈칸을 뛰어넘어 아시아 전 대륙, 중동과 유럽까지를 석권한 제국, 유라시아연방을 대한민국의 지도자 서동수가 장악하게 되는 것입니다.”

김유미의 심장박동이 빨라졌고 눈에서 열기가 났다. 과연 그렇다. 해설자의 말이 잠깐 멈춰졌고 화면에 유라시아연방의 지도가 펼쳐졌다. 유라시아연방 지도는 태극기가 바탕에 덮여 있었으므로 김유미는 누가 볼까 봐 걱정까지 되었다. 그 ‘누구’는 타국(他國)인일 것이다.

“어, 기다렸어?” 하면서 정미현이 앞에 앉는 바람에 김유미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오후 7시 5분, 정미현은 여행사 직원으로 김유미와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동창이다. 10년이 넘도록 단짝이어서 상대방의 남자관계는 속속들이 안다. 둘의 대화 대부분이 남자관계였기 때문이다. 커피를 시킨 정미현이 대뜸 물었다.

“연락 없냐?”

김유미가 대답 대신 식은 커피를 한 모금 삼켰더니 정미현이 코웃음을 쳤다.

“뻔하지 뭐, 의기소침해서 빌빌거리는 형편에 네 전번 떴다고 얼씨구 하면서 전화 받지 못한 거야.”

“…….”

“아직 자존심은 남아 있는 거지. 아니, 이성이랄까.”

“…….”

“통화 끝나고 나면 더 허무해진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는 거지. 네 환멸이 더 짙어진다는 것까지.”

“…….”

“내가 너무 철학적인가? 요즘 인도 관광객을 많이 상대했더니 좀 달라진 것 같다. 그 사람들 분위기가 그래.”

“…….”

“네가 서동수 팬이 되고 나서 남자관계가 많아진 것처럼 말이야.”

“시끄러, 이 드러운 년아.”

눈을 흘긴 김유미가 물었다.

“여자 생긴 것이 아닐까?”

“그땐 직장을 잡았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지. 그것이 가능할 것 같냐?”

종업원이 갖다 놓은 커피잔을 들면서 정미현이 말을 이었다.

“한랜드가 희망의 땅, 성취의 땅이라고 불린 건 그냥 구호야. 우리 여행사가 쓰레기 같은 외국 동네에도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 팔아먹는 것처럼.”

“…….”

“혹시 죽었는지도 몰라.”

한 모금 커피를 삼킨 정미현이 넓은 얼굴을 들고 똑바로 김유미를 보았다.

“자, 이제 고해성사가 끝났으니까 놀러 가자. 오늘은 홍대 앞 물이 좋다는 ‘소방서’에 가보자.”

그 순간 김유미는 이성갑에게 다시 연락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래, 정직하게.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홍준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박근혜 환상에서 벗어..
▶ 의붓할아버지 성폭행 출산 소녀, 학교는 왜 몰랐나
▶ 아동포르노 범죄 수사중 잡은 20대男 집에서 발견…
▶ “속옷 끈 고쳐주겠다”…‘제자 성추행·협박’ 국립대 교수 집..
▶ 한지우, 3살 연상 대기업 연구원과 11월 결혼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고통없는 혁신 없다…안뭉치면 저들 희망대로 우리는 궤멸의 길로 간다”“망하는 길로 가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혁신에 반기 들어서 안돼”‘일사부재리 위배’ 지적에 “징계 사유 다르다”…이번 주말 입장 표명 가능성..
ㄴ 한국당, 朴전대통령 ‘해당행위’ 출당…탄핵 7개월만에 절연
긴 연휴에도 늘었다…10월 1∼20일 수출, 6.9%..
‘DJ노벨상 취소 청원’ 보낼 주소까지 일러준 M..
아동포르노 범죄 수사중 잡은 20대男 집에서 ..
line
special news 한지우, 3살 연상 대기업 연구원과 11월 결혼
배우 한지우(30)가 품절녀가 된다.소속사에 따르면, 한지우는 오는 11월 11일 2년 넘게 사귄 ..

line
이케아 서랍장 넘어져 두살배기 사망…벌써 8..
北최선희 “핵무기 협상 안해…북한 핵지위 인..
동두천 미군부대 내 칼부림…미군 병사 1명 중..
photo_news
브래드 피트, ‘졸리 아역’ 32세 연하 배우와 열애설
photo_news
“기술 들어갑니다”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29) 60장 회사가 나라다 - 2
illust
[인터넷 유머]
mark구두쇠와 스님
mark남자가 지킬 10가지
topnew_title
number 외국 언론들도 KLPGA 투어 1라운드 결과 취..
의붓할아버지 성폭행 출산 소녀, 학교는 왜..
“속옷 끈 고쳐주겠다”…‘제자 성추행·협박’ 국..
37년간 가정폭력 시달린 아내, 장식용 돌로..
한국인 유학생 인종차별 폭행한 영국인 10대..
hot_photo
손예진부터 고현정까지… ‘안방’..
hot_photo
“와인스틴 한 짓 알고 있었다…옛..
hot_photo
모교 홍보대사 맡는 손나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