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7.20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데스크시각
[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04일(金)
‘空約가계부’ 안 되려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조해동 경제산업부 차장

정부가 바뀌고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을 담은 문서를 대부분 치웠다. 좁은 책상에 새 정부 출범 이후 쏟아져 나오는 문서를 보관하기도 버거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버리지 않고 책상 한편에 모셔두고 있는 문서가 박근혜 정부의 공약(公約)가계부다. 박근혜 정부 공약가계부의 정식 명칭은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정지원 실천 계획(공약가계부)’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5월 31일, 기획재정부와 관계부처 합동으로 나온 59쪽짜리 문서다.

박근혜 정부 공약가계부의 재원(財源) 조달 계획을 보면,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경멸하는 ‘비과세·감면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해 국세수입 48조 원을 마련하는 등 총 50조7000억 원을 확보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7월 2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재정 당국의 수장(首長)인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이제는 정직하게 해야겠다”며 “언제까지나 재정 허리띠를 졸라매서 몇십조 원을 더 조달하겠습니다, 해내지도 못하는 지하경제 양성화하겠다는 이런 이야기 하지 마시고요”라고 일갈했다.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가장 포괄적인 재정 대책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내놓은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2017년 7월)이다. 김 부총리에 따르면, 국정기획위는 이 문건에서 향후 5년간 총지출 증가율을 4.7%로 상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정기획위가 내놓은 총지출 증가율은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수많은 복지 공약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 부담(최소 3조 원) 등 정부 출범 이후 새롭게 발생한 재정 소요를 고려하면 현실성이 별로 없다. 총지출 증가율의 현실성은 차치하고라도,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하는지도 회의적이다. 김 부총리도 최근 세법 개정안 브리핑에서 “향후 5년간 경상성장률을 4.5∼5%로 보고 있는데, 총지출 증가율을 4.7%로 가져가면 ‘확대 재정’이 아니라 ‘긴축 재정’이 된다”며 “좀 미흡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원 대책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국정기획위가 밝힌 ‘초과(超過)세수 증대를 통한 재원 조달 60조5000억 원’은 ‘공돈’이 더 들어온다는 얘기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내놓은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예상한 재정 수입과 비교할 때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는 뜻이다. 더 걷히는 이유도 한국 경제의 체질이 갑자기 좋아져서가 아니고, 올해 세수가 예상보다 더 걷혀 향후 5년간 재정 계획의 기준이 되는 세수가 커진 데 따른 ‘기저상승(Base up) 효과’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제학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초과세수’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마치 엄청난 공돈이 들어오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잘잘못을 따지자는 얘기가 아니다. 기재부가 곧 내놓을 내년 예산안과 ‘2017∼2021 국가재정운용계획’에는 좀 더 현실성 있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인 출신 실세 장관이라는 김 장관도 “이제는 정직하게 해야겠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앞으로 5년, 책상 위에 올려질 문재인 정부의 가계부가 공약(空約)가계부가 될지, 공약(公約)가계부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haedong@
e-mail 조해동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조해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21세기판 마타하리?…“러시아 女스파이 몸로비까지”
▶ “나라의 적폐” “징징대지마”…소상공인에 ‘비수 댓글’
▶ 임신한 계모 살인혐의 쓴 11세 소년, 9년만에 무죄 석방
▶ 여신도 살해 암매장 160㎏ 거구 사이비교주 ‘감형’
▶ 에쿠스 탄 여성 출근길 대구 도심에 1500만원 뿌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美 검찰, 女 스파이 러시아연방보안국(FSB)과 접촉 주목 女 스파이, 정치컨설턴트와 동거…일자리 대가 성관계도알렉산드르 토르신 러..
mark할아버지가 손녀 성추행하는데…할머니는 모른체
mark유소영, 전 연인 손흥민 언급했다 곤욕
‘노회찬 불법자금 의혹’ 특검 첫 구속영장 기각…수..
에쿠스 탄 여성 출근길 대구 도심에 1500만원 뿌려
“나라의 적폐” “징징대지마”…소상공인에 ‘비수 댓..
line
special news ‘의병장 후손’ 피겨 영웅 데니스 텐 피습 사망
대한제국 의병대장 민긍호의 후손…대낮에 괴한 2명에 당해 카자흐스탄 피겨 스케이팅 영웅인 한국계 데..

line
여신도 살해 암매장 160㎏ 거구 사이비교주 ‘감형’
임신한 계모 살인혐의 쓴 11세 소년, 9년만에 무죄..
장애학생 성폭행 발생 특수학교 女교장 숨진 채 발..
photo_news
‘탁구영웅’ 유남규 딸 예린 ‘탁구영재’로 폭풍 ..
photo_news
피겨 민유라·겜린, 깨졌다···1억4천 후원금 탓?
line
[주철환의 음악동네]
illust
歌王 장수의 비결은 낄끼빠빠… 돈보다 삶 노래하는 아티스트..
[인터넷 유머]
mark난센스 퀴즈 mark대화를 끊게 만드는 말 베스트10
topnew_title
number 벌목작업 하던 60대 전기톱에 목 다쳐 숨져
직장 女상사 강제로 껴안은 30대 남성 벌금..
최재성·김두관도 당대표 출마선언…‘예비경..
이불 덮고 올라타 영아 숨지게… 보육교사 ..
“몬테네그로 파병땐 3차대전”… 트럼프 또 ..
hot_photo
경찰·시민 힘합쳐 택시 ‘번쩍’…차..
hot_photo
배우 김진우, 가을 결혼…신부는..
hot_photo
박서준 ‘이 녀석’, 너무 잘나가네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