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버드 개교이래 381년만에 처음 ‘소수인종 > 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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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신입생 선발 381년 전통 깨져
백인 ‘소수인종 우대정책’ 불만
역차별 주장하며 대학과 소송中

미국의 최고 명문 대학 하버드대의 신입생 비율에서 소수인종 비율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1636년 설립된 하버드대의 381년 역사상 소수인종 비율이 백인(히스패닉 제외) 비율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하버드대 등 대학들의 소수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에 차별 요소가 있는지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한 사실과 맞물리면서 미국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보스턴글로브는 이번 가을 신학기 하버드대에 입학하는 학생은 총 2056명으로 이 가운데 흑인·히스패닉·아시안 등 소수인종 비율이 지난해보다 3.5%포인트 높아진 50.8%로 집계됐다고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백인 비율은 52.7%에서 49.2%로 떨어졌다. 흑인 비율이 지난해 11.4%에서 올해 14.5%로 비교적 큰 폭으로 높아졌고 아시안 비율은 22.2%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감소했다. 히스패닉계는 11.6%로 집계됐다. 아메리칸인디언과 하와이 원주민은 각각 1.9%, 0.5%를 차지했다.

하버드대는 백인 지도층을 배출하는 핵심 통로 역할을 해왔던 만큼 미국 사회의 충격은 남다르다. 보스턴글로브는 “미국의 지도층을 배출한다는 자부심이 강한 하버드대에서 백인 비율이 절반을 밑돌았다는 것은 일종의 이정표 같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하버드대는 미국 내에서도 어퍼머티브 액션 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대학으로 꼽힌다. 주로 흑인이나 히스패닉계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으로 백인은 물론 일부 아시안도 역차별을 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고등교육의 상징격인 하버드대의 신입생 인종구성 변화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대학가의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축소 혹은 폐지하려는 움직임과 상반돼 주목된다. 뉴욕타임스 등은 미국 법무부가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운용하는 대학을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소송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고 대학들의 입학 정책에서 아시안계 미국인 학생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집단 민원이 있어 2년 동안 이와 관련된 조사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변호사들을 구하고 있을 뿐이라고 3일 해명했다.

백인과 아시안계는 현재 대학들의 소수인종 우대정책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다. 공정한 입학을 위한 모임(Students for Fair Admissions) 에드워드 블룸 회장은 “소수인종 우대정책은 가장 기본적인 시민 권리 원칙에 어긋난다”며 하버드대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버드대는 소수인종 우대정책과 관련해 집중 타격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1971년 데릭 복 총장 취임 이후 선도적으로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펼쳐 미국 전 대학의 롤 모델이 됐기 때문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