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10.21 토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08일(火)
(1183) 57장 갑남을녀 - 16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이성갑 대리세요?”

사내가 묻자 이성갑이 전화기를 고쳐 쥐었다. 회사 전화로 걸려왔으니 거래처일 것이었다.

“예, 이성갑입니다.”

“여긴 유라시아그룹 회장실인데요.”

숨만 들이켠 이성갑에게 사내가 정중하게 말을 이었다.

“저는 비서실 장국진 과장입니다.”

“아, 예. 안녕하십니까?”

이성갑의 정신이 조금 나갔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장난 전화는 아닌 것 같다. 부루스타컴퓨터는 유라시아그룹의 컴퓨터 A/S를 맡고 있지만 그룹 회장실과는 전혀 인연이 없다. 그룹 총무부의 담당 과장이 오복수의 생살여탈권을 쥔 염라대왕일 뿐이다. 그때 장국진이라는 사내가 말을 이었다.

“오늘 오후에 시간이 있으십니까? 저희 회장님께서 이 대리님을 뵙자고 하셔서요.”

“예? 저, 저를요? 회장님이요?”

“예, 그렇습니다. 시간 좀 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오후 3시에 저희 그룹 회장 비서실로 와 주시죠. 기다리겠습니다.”

“저, 그, 그런데 무슨 일로…….”

이성갑의 얼굴에서 진땀이 솟아났다. 말까지 더듬으며 필사적으로 물었더니 사내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섞였다.

“이 대리님이 팬카페에 쓴 글을 읽으시고 저희 회장님께서 감동을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만나보고 싶다고 하신 것이지요.”

이성갑의 어깨가 늘어졌다. 그렇구나. 오복수의 권유로 가입한 서동수의 팬카페다. 유라시아그룹 회장 김광도가 지원하는 카페로 회원 수가 5만 명이 넘는다. 그곳에 이성갑이 가입인사 겸 제 인생담을 올렸던 것이다. 그날 오후 3시에 이성갑은 유라시아그룹 회장실에서 회장 김광도를 만나고 있다. 방 안에는 비서실장까지 셋이다. 인사를 한 이성갑은 잔뜩 긴장한 채 시선도 들지 못하고 숨까지 죽이고 있다. 그때 김광도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한랜드에서 직장을 얻었다는 글을 읽었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아마 수만 명, 수십만 명이 이성갑 씨하고 비슷한 경험을 했을 거야.”

이성갑은 김광도의 가슴께만 보았고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 문장이 마음에 들더구먼. ‘나는 감사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 느끼게 되었다.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배려가 일어난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야 깨닫게 되었다.’”

김광도가 외우고 있었는지 술술 말하고는 이성갑을 보았다.

“어때? 맞지?”

“예, 회장님.”

“내가 그랬어.”

그때야 이성갑과 김광도의 시선이 마주쳤다. 김광도가 말을 이었다.

“내가 한 줄 더 붙이고 싶었어. ‘환경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남한테 의지하면 안 된다.’”

김광도의 얼굴에 다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러면 완벽해졌을 거야.”

이성갑은 시선만 주었고 김광도가 다시 물었다.

“어때? 내일부터 나하고 같이 일할 생각이 없나? 우선 내 비서실에서 일을 배우도록 하지. 여기 있는 비서실장이 자네한테 적당한 직책을 줄 테니까.”

이성갑이 이번에도 숨을 끊었을 때 김광도의 말이 이어졌다.

“자네 회사 사장한테 우리 회사에서 양해를 구할 거네. 아마 충분한 보답을 하겠지. 어때, 나하고 같이 근무하겠나?”

이성갑은 머리가 몽롱해져서 잠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심장은 거칠게 뛴다.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홍준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박근혜 환상에서 벗어..
▶ 의붓할아버지 성폭행 출산 소녀, 학교는 왜 몰랐나
▶ 아동포르노 범죄 수사중 잡은 20대男 집에서 발견…
▶ “속옷 끈 고쳐주겠다”…‘제자 성추행·협박’ 국립대 교수 집..
▶ 한지우, 3살 연상 대기업 연구원과 11월 결혼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고통없는 혁신 없다…안뭉치면 저들 희망대로 우리는 궤멸의 길로 간다”“망하는 길로 가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혁신에 반기 들어서 안돼”‘일사부재리 위배’ 지적에 “징계 사유 다르다”…이번 주말 입장 표명 가능성..
ㄴ 한국당, 朴전대통령 ‘해당행위’ 출당…탄핵 7개월만에 절연
긴 연휴에도 늘었다…10월 1∼20일 수출, 6.9%..
‘DJ노벨상 취소 청원’ 보낼 주소까지 일러준 M..
아동포르노 범죄 수사중 잡은 20대男 집에서 ..
line
special news 한지우, 3살 연상 대기업 연구원과 11월 결혼
배우 한지우(30)가 품절녀가 된다.소속사에 따르면, 한지우는 오는 11월 11일 2년 넘게 사귄 ..

line
이케아 서랍장 넘어져 두살배기 사망…벌써 8..
北최선희 “핵무기 협상 안해…북한 핵지위 인..
동두천 미군부대 내 칼부림…미군 병사 1명 중..
photo_news
브래드 피트, ‘졸리 아역’ 32세 연하 배우와 열애설
photo_news
“기술 들어갑니다”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30) 60장 회사가 나라다 - 3
illust
[인터넷 유머]
mark구두쇠와 스님
mark남자가 지킬 10가지
topnew_title
number 외국 언론들도 KLPGA 투어 1라운드 결과 취..
의붓할아버지 성폭행 출산 소녀, 학교는 왜..
“속옷 끈 고쳐주겠다”…‘제자 성추행·협박’ 국..
37년간 가정폭력 시달린 아내, 장식용 돌로..
한국인 유학생 인종차별 폭행한 영국인 10대..
hot_photo
손예진부터 고현정까지… ‘안방’..
hot_photo
“와인스틴 한 짓 알고 있었다…옛..
hot_photo
모교 홍보대사 맡는 손나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