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뒤늦은 文-트럼프 통화와 여전히 불안한 靑 대북 인식

  • 문화일보
  • 입력 2017-08-0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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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7일 여름 휴가를 마치고 공식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56분간 전화 통화를 가졌다. 두 정상이 입장을 조율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 정상 간 통화는 비상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 기조 등을 조율하기 위한 긴급 협의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 북한이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한 지 10일 만이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8번째 대북 제재 결의안도 이미 통과된 상태였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긴급 통화를 했던 것과도 대비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국제 사회가 북한 응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도 청와대와 정부는 여전히 대화에 연연하는 모습이다. 필리핀에서 진행 중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환영 만찬에서 강경화 외교장관은 6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베를린 구상’ 호응 등을 촉구했다고 한다. 북한 측과 대화할 예정이 없다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6일 이 만찬에 아예 불참했다. 백악관의 최고 안보 당국자는 ‘예방 전쟁’ 언급까지 했다. 문 대통령도 사드 4기의 임시 배치와 독자적인 대북 제재안 마련을 지시했지만 후속 대책이 없다. 한·미 정상 통화가 늦어진 배경도 명쾌하지 않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동참하면 동참국 기업들의 일정한 피해가 불가피한데, 이런 부분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었다면 한·미 균열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북한 정권과의 간접 대화를 시사하는 정황까지 나오고 있다. 강 장관은 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20분 동안 통역도 없이 ‘밀담’했다고 한다. 앞서 문 대통령도 휴가지에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과 이례적으로 만났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북한과 가교 역할을 했던 인도네시아 측에 중재를 요청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북한 정권에 대해 ‘최대 압박’을 해야 할 국면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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