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노조 ‘파업의 逆說’… 파업해도 임금은 감소… 그런데도 또 파업 강행

2년새 300만원‘뚝’… 인상률↓
無노동 無임금에 성과급 줄어

현대자동차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지만 임금 인상률은 하락하고, 평균 연봉도 감소하는 ‘파업의 역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파업=임금인상’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데도 현대차 노조는 올해 또다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8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과 관련, 오는 10일과 14일 1·2조 각 2시간씩, 하루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노조는 이날 이후부터 휴일 특근도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을 계속한 최근 2년 동안 현대차 직원들의 임금은 되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전체 직원의 평균 연봉이 2014년 역대 최고치인 9700만 원에 이르렀다가 2015년 9600만 원, 2016년 9400만 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임금 인상률도 2014년 5.0%에서, 2015년 4.2%, 2016년 3.4%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노조가 7월 19일부터 10월 10일 사이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과 특근 거부 등 투쟁을 벌였지만 임금 인상률은 3.4%로, 임금을 동결한 2009년을 제외하고는 역대 최저수준에 이르렀다. 여기에다 노조의 파업에 따른 무노동 무임금 적용에 따른 개인 임금손실도 뒤따라 노조의 파업이 임금을 인상시키기는커녕 임금 삭감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현대차가 임금인상의 기준을 노조의 파업보다는 경영환경과 실적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실제 경영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2014년 통상임금 450%+890만 원을 지급했던 성과금과 격려금을 2015년에는 400%+420만 원, 주식 20주로, 2016년 350%+380만 원, 주식 10주로 줄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역시 노조가 파업한다고 해서 임금을 무조건적으로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노조는 파업을 자제하고 어려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지급(현 750%)과 함께 고용보장 합의서, 노동시간 단축, 정년연장, 해고자 원직복직, 손해배상·가압류·고소고발 취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9일 오후 협상을 벌이는 등 파업 기간에도 교섭은 계속할 예정이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