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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08일(火)
버블과 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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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평 논설위원

“지금 강남의 일부 아파트 몇 개라든지 이런 것이 명품이거든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9월 28일 MBC 100분 토론에 나와 한 말이다. 하나밖에 없는 다이아몬드나 수량이 한정된 명품 등은 시장 메커니즘이 부분적으로 통하지 않는다고 한 뒤 강남 아파트 얘기를 꺼낸 것이다. 그는 “명품 부동산 같은 것은 좀 내버려둬도…”라며 쿨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런 ‘의외의 상황’은 오래 못 갈 것”이라고 고삐를 죄는 등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노 정부는 임기 중 17차례 대책을 쏟아내며 집값과 끝없는 전쟁을 치렀다. 그중 2005년 8·31, 2006년 3·30대책은 무차별 폭격 수준이었다. 강남·재건축·다주택자가 주 타깃이었다. 하지만 강남 집값이 떨어지긴커녕 오히려 더 오르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청와대는 2006년 5월 홈페이지에 ‘부동산 이제 생각을 바꿉시다’ 연재를 시작하면서 ‘버블세븐’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퍼뜨렸다.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목동·분당·평촌·용인의 집값에 거품이 끼었고, 이는 곧 꺼질 것이라는 메시지다.

궁여지책으로 꺼낸 여론전 카드도 여의치 않았다. 버블세븐은 시중에서 ‘노블세븐’으로 바뀌어 불렸다. 상류층 거주지역이란 뉘앙스다. 공적(公敵)쯤으로 지목한 청와대 의도와 달리 선망지역으로 둔갑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강남 아파트 명품론’은 이런 시류를 더 부추겼다. 버블세븐의 핵심인 강남구 아파트는 노 정부 5년간 105% 올랐고, 이명박 정부 시절 20% 가까이 떨어졌다가, 박근혜 정부 때 다시 26% 넘는 서울 1위 상승률로 건재를 과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8·2대책은 ‘강남 부자’에 대한 노 정부의 시각을 계승했다. 대책 전부터 업계 주변에선 투기과열지구 등의 예정지로 ‘노블세븐’이 다시 떠돌았다. 노 정부 시절의 버블세븐에서 강남 3구는 여전하되, 새로 강동·용산·마포구와 과천이 포함된 신판 리스트다. 문 정부의 주 타깃 역시 노블세븐, 그중에서도 ‘강남’이다. 강남 아파트는 노 전 대통령 얘기대로 좀 특수한 상품이다. 양질의 주거환경을 지녀 수요가 많지만 새 집 지을 여지가 거의 없다. 유일한 숨통인 재건축까지 옥죄면 희소성은 더 커진다. 집 가진 자산가들은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릴 뿐이다. 집값에 거품이 끼었다며 총공세에 나설수록 그들의 자산가치, 대중의 선망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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