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개혁>‘박찬주 파문’에 인사폭탄 맞은 육사 37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군검찰에 소환된 박찬주 육군대장(제2작전사령관)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8.8

잘나가던 박지만 동기 기수
총장·의장 1명도 배출 못해

후배 39기 육참총장 나오자
‘끼인 기수’ 38기도 전면퇴장

8일 합참의장을 비롯한 대장 7명을 물갈이한 군 수뇌부 인사에서 육사 37기와 육사 38기는 인사 폭탄을 맞은 ‘비운의 기수’로 기록되며 무대에서 전면 퇴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의 육사 동기인 37기는 이번 인사에서 육군참모총장과 합참의장 중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용두사미 기수’로 전원 퇴진했다.

이번 인사로 육사 37기인 김영식 1군사령관과 박찬주 2작전사령관, 엄기학 3군사령관이 퇴장한다.

육사 37기는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 전체 300여 명의 동기생 중 군단장급(중장) 8명, 대장 3명을 배출했다. 다른 기수들이 군단장 5명 이내, 대장 1∼2명을 배출한 것과 비교되면서 군사정권 시절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한 기수로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 들어 군 요직을 독차지하며 참모총장과 합참의장을 누가 차지할지를 두고 경쟁이 치열했으나 결국 ‘총장·의장’을 1명도 배출하지 못한 ‘무관의 기수’로 전락했다. 군 안팎에선 육사 37기가 박 전 대통령의 영욕과 함께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육사 37기의 그늘에 가려 대장을 1명(임호영 전 연합사 부사령관) 밖에 배출하지 못한 육사 38기도 이번 인사에서 후배인 육사 39기 김용우 중장의 육군참모총장 임명으로 전원 옷을 벗게 됐다.

한때 육군참모총장 후보 물망에 올랐던 육사 38기 위승호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고 누락 사건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탈락했다.

또 합참의장·참모총장 후보로 지목됐던 김용현 합참 작전본부장과 최병로 육사교장 등 다른 육사 38기들 역시 물러났다. 합참의장·참모총장 없이 대장 1명만 배출한 기수는 극히 이례적이다.

한편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박 사령관을 불명예 퇴진시킨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가 인사 막판 합참의장 후보 물망에 올랐던 장재환 교육사령관(육사 39기)을 낙마시키는 데도 힘을 발휘해 이목을 끌었다.

군인권센터는 장 사령관도 박 사령관과 마찬가지로 장병들에 대한 갑질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 때문에 군 내부에서는 4개월가량 늦게 이뤄진 이번 대장인사가 ‘군인권센터에 휘둘린 인사’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돌 정도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