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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08일(火)
이재용 재판부, 오직 法理로 유·무죄 판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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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433억 원 상당의 뇌물을 준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이 구형됐다. 특검은 이 부회장 측이 경영권 승계가 필요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요청을 받고 정유라 씨의 승마를 지원한 것이므로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 측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에서 경영권 승계 청탁 언급은 전혀 없었으며, 정 씨 지원은 박 전 대통령 요청이 아닌 최 씨의 강요·공갈에 의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지금까지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와 관련한 직접적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 하더라도 서민들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욕심을 냈겠나”며 국민연금으로 하여금 삼성 합병에 찬성토록 했다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삼성을 포함한 기업들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금 등에 대한 검찰의 최초 수사 결론도 뇌물 공여가 아니라 강요였다. 헌법재판소 역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인용하면서 뇌물수수 여부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글로벌 기업 삼성이 부패 범죄에 끌려 들어간 경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삼성이 먼저 청탁한 것이 아니라 최 씨나 박 전 대통령이 먼저 정 씨 지원을 청했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한국적 현실에서 그런 요청을 거부하고 기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의 강요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근거다. 양형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많다. 이 사건의 본질은 재산 국외도피와 횡령 등이 아니라 뇌물공여 여부이다. 현재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을 탄핵했던 여론에 따라 이 부회장의 유죄를 예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 재판부는 정치권이나 일각의 여론을 의식하지 말고 오직 법리(法理)와 증거로 유·무죄를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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