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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인구 기자의 컬처 톡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09일(水)
워너원 2만2000 vs 문학부흥회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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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요즘 한창 주목받는 신인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데뷔 쇼케이스가 열린 서울 구로구 경인로 고척스카이돔을 다녀왔습니다. 오후 4시부터 기자회견, 오후 8시부터 쇼케이스 콘서트였는데요. 아직 앨범도 내지 않은 신인 그룹이 쇼케이스를 대규모 팬 콘서트 형태로, 그것도 수만 명을 수용하는 돔구장에서 여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현장 상황은 더욱 대단하더군요. 지하 1층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됐는데 푸드코트와 주변 통행로가 팬들에게 완전히 점령돼 지나다니기도 힘들었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은 여중고생들이 바닥에 앉아 도시락을 먹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워너원의 모습을 하나라도 더 눈에 담기 위해 애를 쓰더군요. 이날 콘서트에 참석한 팬이 무려 2만2000명. 지난달 12일 예매를 포함해 13일 일반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1분 만에 전석이 매진된 결과입니다. 동시 접속자 수만 75만 명이 몰려 서버가 마비됐다네요. 어렵게 입장권을 획득한 팬들은 오후 10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 콘서트에서 ‘에너제틱’ ‘활활’ 등 대표곡을 따라부르며 뜨거운 비명으로 화답했습니다. 눈앞에 벌어지는 ‘열풍’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도무지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보다 사흘 전 오후 10시, 서울 한강 여의나루역 선착장에서는 이색적인 문학행사가 열렸습니다. 출판사 북스피어가 주최한 1박 2일의 ‘장르문학부흥회’. SF 미스터리, 무협 등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독자·편집자·작가가 한데 어울려 공연을 즐기는 콘셉트. 출판계의 소문난 브레인인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가 책과 함께 재미있는 일을 궁리하다 2014년부터 계속해온 자리였습니다.

여기엔 참가자 모집 6일 만에 정원 150명이 찼다고 하네요. 처음 30명 수준이던 소규모 이벤트가 3년 만에 5배 이상으로 늘어났으니 꽤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20∼30대인 참가자들은 한강유람선을 타고 김탁환·장강명 작가의 강연과 가수 요조의 공연을 감상하고 토론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연이어 벌어진 2개의 문화 행사가 자꾸 비교되는 건 왜일까요. 2만 2000명 대 150명. 세계를 뒤흔드는 K-팝과 ‘정중동(靜中動)’의 한국문학을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행사의 규모에 따른 팬의 수 차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 문화의 소비 계층이 세대간 극명하게 나뉘는 것에는 아쉬움이 큽니다. 여중고생이라고 K-팝에만 몰두하고, 20∼30대만 소설을 읽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나 이러다가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식의 ‘문화 이기주의’가 가속화하지는 않을까요. 서로 포용하는 문화 소비가 더욱 절실해집니다.

clark@munhwa.com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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