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 ‘北, ICBM탑재 핵탄두 소형화 성공’ 결론

- WP “美 정보당국 결론” 보도

“北核 중요한 이정표 도달”
사실상 ‘레드라인’에 근접

“北 핵무기 최소 60개 보유”
내년엔 실전배치될 가능성
한반도 안보지형 예측불허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는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 7월 4일과 28일 두 차례 ICBM급 ‘화성-14형’ 시험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미 본토를 겨냥한 ICBM에 핵탄두까지 실을 수 있게 되면서 사실상 ‘레드라인(금지선)’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현재 60개의 핵무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오는 2018년 핵탄두 탑재 ICBM을 실전 배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DIA는 지난 7월 28일 작성한 기밀 보고서에서 “정보 당국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에 의한 발사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결론 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북한은 7월 4일 ‘화성-14형’을 1차 시험 발사한 뒤 “대형 중량의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한·미 정보 당국은 그동안 북한이 핵탄두 ICBM의 핵심 기술인 핵탄두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왔었다. 하지만 이날 DIA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면서 한반도 정세는 중대한 게임체인저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WP는 “미국은 지난 7월 말 북한의 ICBM 개발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지만 핵탄두 소형화에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봤는데, 이번 보고서 평가는 북한이 이미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WP가 확보한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DIA는 “북한이 최소 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이 지난 4월 추정한 30개보다 많은 수치로, 북한의 핵 능력도 상당히 증강된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클 오슬린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탄두를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면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퍼즐을 사실상 풀게 됐다”면서 “이는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며, 북한은 이제 핵보유국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