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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09일(水)
“일시적 2주택자, 하루아침에 투기세력 돼”… 현장혼란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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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대책’ 선의의 피해자 급증

2년내 매도해야 추가 대출돼
“3년뒤 이사가려다 폭탄 맞아”

재건축 이주비 대출도 혼선
당국도 세부 기준 답변 못해


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은행 창구는 물론 거래 시장에서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고 하면서도 오히려 못 사게 만드는 모순적인 정책에다,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동일시하면서 무주택자는 물론 선의의 다주택자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범정부 대책이란 말이 무색하게 땜질식 보완책을 계속 내놓는 등 정부 당국 역시 갈팡질팡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건의사항이 접수될 때마다 수시로 사례별 적용 지침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당분간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부동산대책이 ‘다주택자 압박’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다주택자가 2년 내 기존 주택을 매도하겠다고 약속할 경우에 한해 은행에서 추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2년 룰’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세종시 거주 A 씨는 현재 세종시에 소형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데 평수가 큰 아파트로 이사 가기 위해 같은 지역에서 분양받은 아파트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이번 대책으로 분양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아파트를 2년 내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A 씨는 “3년 정도 후에 소형 집을 팔 생각으로 분양을 받았는데 왜 하필 2년이냐”면서 “일시적으로 집이 두 채가 됐는데, 하루아침에 투기세력이 돼 버렸다. 2년은 되고 3년은 안 되는 게 말이 되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2년이라는 기간은 은행업 감독규정을 준용한 것일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면서 “이에 대한 건의사항이 발생하면 수정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지역에서도 다주택자들은 큰 혼돈을 겪고 있다. 무주택자의 경우 이번 대책 이전에 계약했을 때 감정평가금액(주택사업시행 인가일 기준 자산평가액) 40%가 아닌 종전의 60%로 이주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여기에서도 다주택자는 제외됐다. 특히 다세대·다가구주택(소유주가 1명이지만 여러 가구가 살 수 있도록 한 연 면적 660㎡ 이하 단독주택) 보유자들의 타격이 크다. 서울 성북구에 재개발예정인 다세대주택을 가지고 있는 B 씨는 “전세금을 돌려줘야 세입자들이 이사를 나갈 텐데 받을 수 있는 이주비 대출금은 적고 그렇다고 지금 사는 집을 내놓을 수도 없어 앞이 캄캄하다”면서 “또 집을 내놔도 사려고 하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1가구 2주택자들의 문의전화가 많다”면서 “아직 당국에서 세부적인 기준을 내놓지 않아 답변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나온 규정도 워낙 경우의 수가 많아 표를 봐야만 설명이 가능할 정도”라고 전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동산대책이 나오기 직전에 금융위원회 담당 국장과 실무진이 대거 바뀌었다”면서 “담당자들도 이번 대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시간에 쫓겨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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