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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Consumer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10일(木)
배터리 폭발·급추락… 위험천만 ‘부실 드론’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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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의 개활지에서 드론 동호회 ‘더 스카이’ 회원들이 각자의 장비를 조종하고 있다.

소비자원 20개제품 점검결과
8개가 과충전시 발화 가능성
프로펠러에 손가락 베이기도

충돌·상해 등 사고 매년 증가
야간비행 조장 광고도 버젓이
“배터리 안전성 검증기준 미흡”


직장인 A(49) 씨는 최근 서울의 한 전자상가에서 레저용 드론(무선전파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비행기)을 구매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집에 와서 충전하기 위해 컴퓨터에 연결한 순간 배터리에서 불이 난 것이다. 불이 순식간에 주변으로 옮겨붙는 바람에 컴퓨터까지 못 쓰게 됐다. A 씨는 “아이가 갖고 싶어 해 큰맘 먹고 샀는데 충전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컴퓨터는 물론 저장돼 있던 데이터까지 모두 소실돼 판매 업체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드론에 대한 것만 처리해줬을 뿐 불에 탄 컴퓨터나 주변 가구는 전혀 보상받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촬영장비가 달린 중국산 드론을 사용 중인 B(32) 씨는 실내에서 사전 점검을 하다 큰 부상을 입었다. 돌아가는 프로펠러에 오른쪽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닿았던 것이다. B 씨는 “손가락이 잘릴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늘에 떠 있던 드론이 갑자기 떨어지는 사고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 경북 봉화군의 한 축제장에서 대형 드론이 추락하는 바람에 구경하던 어린이 3명과 어른 1명이 얼굴과 손 등을 다쳐 병원 신세를 졌다. 전남 고흥군에선 대학생들이 만들어 날리던 드론이 방조제에 추락, 불이 나기도 했다.

취미·레저용 드론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저변 확대를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재미 삼아 무작정 날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배터리가 폭발하거나 비행 중 갑자기 추락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빈발하고 있어서다. 1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5월까지 소비자원이 운영 중인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드론 관련 피해 40건이 접수됐다. 이 중 충돌에 의한 상해가 23건, 배터리 폭발·발화 9건, 추락 8건이었다. 매년 피해 접수도 늘어나고 있다. 2015년 11건에서 2016년 17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5월까지는 12건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3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4배로 늘어난 것이다.

소비자원이 일반인 구매가 많은 취미·레저용 드론 20개 제품의 배터리와 본체 안전성을 점검한 결과, 8개 제품은 배터리에 보호회로가 없어 과도한 충전 시 폭발하거나 발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호회로는 비정상적인 사용 조건에 의해 발생하는 과충전, 과방전, 과전류로부터 전지를 보호하기 위한 전자 회로로, 안전한 조종을 위해 필요한 장치다.

빠르게 회전하고 날카로운 특성을 갖고 있는 드론의 프로펠러도 신체에 닿으면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장치가 필요하지만 4개 제품엔 없었다. 9개 제품엔 있었지만 프로펠러 회전 반경보다 작거나 프로펠러 높이보다 낮게 설치돼 있었다. 일부 제품의 광고는 보호장치에 대해 “사물과 충돌 시 기체나 프로펠러를 보호하기 위한 용도”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조사대상 중 19개 제품(95%)은 조종 거리를 벗어나면 아무런 경고 없이 추락했고 17개 제품(85%)은 송신기에 배터리 방전 경고 기능이 없어 비행 중 불시에 추락할 가능성이 컸다. 18개 제품엔 ‘항공안전법’에 따른 야간, 인구밀집지역 비행금지 등의 조종자 준수사항 표시가 미흡했고 아예 표시조차 하지 않은 제품도 10개나 됐다.

이와 함께 일부 제품은 야간 비행을 조장하는 온라인광고를 하고 있었다. 항공안전법상 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 드론 비행이 금지돼 있고 이를 어기면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그럼에도 일부 제품에서는 ‘야간 비행에 최적화된’ ‘야간에도 드론의 위치 확인 가능’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탑재’ ‘야간 비행 시 화려한 불빛’ 같은 광고 문구를 사용하며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었다.

드론 배터리의 안전성을 검증할 기준도 현재로선 미흡하다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충전지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과 ‘전기용품 안전관리 운용요령’에 따라 안전 확인대상 전기용품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드론은 규제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 배터리 안전인증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드론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가기술표준원에 드론 본체 및 리튬배터리에 대한 안전기준을 마련할 것을, 국토교통부에는 조종자 준수사항 홍보 강화 등을 건의할 예정”이라며 “국가기술표준원에서 드론 배터리의 전기적 안전 요구사항을 포함한 취미·레저용 드론 안전기준(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수원 = 글·사진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mail 박성훈 기자 / 전국부  박성훈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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