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서 호남 최대 ‘초기 청자’ 가마 발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진안 도통리 중평 청자요지에서 실시된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2호’ 가마. 길이만 43m로 호남 최대 규모의 ‘초기 청자’가마로 밝혀졌다. 문화재청 제공

43m… 고창 것보다 5m 커
해무리굽완·잔받침 등 출토

벽돌에서 진흙으로 개축 확인
국내첫 사례,변천史연구 자료

전북 진안군에서 호남 지역 최대 규모의 고려시대 ‘초기 청자’의 가마가 확인됐다. 특히 벽돌 청자가마에서 진흙 가마로 변화한 국내 최초의 사례이기도 해서 더욱 주목된다.

10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진안군과 국립군산대학교박물관 주도 하에 국립전주박물관이 참여해 ‘진안군 도통리 중평 청자요지(전북 기념물 제134호)’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2호 가마는 길이 43m, 경사도 12도 내외의 단실 등요(登窯, 가마)로 나타났다.

진안군 성수면 백운면의 내동산(887.8m) 서북쪽 기슭에 자리한 청자요지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실시한 2차례 발굴조사에서 초기 청자를 생산했던 가마 2기가 확인되었고, 다양한 종류의 초기 청자와 요도구(窯道具,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하는 도구) 등이 출토됐다.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4차 발굴조사는 2016년 3차 조사에서 절반가량 확인한 2호 가마의 규모와 구조, 성격 등을 파악하고자 추진됐는데 전형적인 초기 청자 가마의 속성을 확인했다. 이 가마는 지난해 10월 고창 용계리 청자요지의 가마터에서 나온 ‘초기 청가’ 가마(약 38m)보다도 약 5m 가량 커 호남 최대 규모의 ‘초기 청자’ 가마로 밝혀졌다.

또한 2호 가마는 처음에 벽돌로 축조했는데 얼마 후 진흙가마로 개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벽돌가마는 호남 최초의 벽돌가마이자 초기 청자가 국내에서 생산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조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한 기의 청자 가마가 벽돌가마에서 진흙가마로 변화한 사례는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것이어서 가마의 변천 과정과 구조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가마 주변에서는 한국식 해무리굽완, 잔, 잔받침, 주전자, 꽃무늬 접시 등 다양한 초기 청자와 다량의 벽돌 등도 출토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북 진안군에서만 최근 100여 개의 도요지가 확인됐다”며 “진안 도통리 일원에도 도통리 중평 청자요지를 비롯한 3개소의 초기 청자 가마가 1㎞ 내에 밀집돼 있고, 특수행정구역인 ‘강주소(岡珠所, 구슬 등 보석 등을 생산했던 곳)’도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